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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저출생 대응, 사각지대 해소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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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근로자 중심 일·가정 양립정책
비정규직·자영업자 가정은 소외

[K우먼톡]저출생 대응, 사각지대 해소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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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이 다가온다. 이맘때면 각 정당이 사회 현안에 대한 다양한 정책대안들을 쏟아낸다.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심각한 현안이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문제라고 할 때 이와 관련된 제안들도 많이 제시될 것이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것이 2018년이다.

매년 기록을 경신하며 낮아지는 합계출산율이 천만다행으로 지난해 다소 올랐다. 2024년 합계 출산율이 0.75명으로 2023년 0.72명에 비해 0.03명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반등의 추세를 만들지 다시 감소하게 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2024년 출산율이 다소 올라간 것이 그동안 저출생대책의 효과라는 주장도 있지만,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의 자녀 세대로서 950여만명에 달하는 에코세대(1979년부터 1992년)가 결혼과 출산 시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지속적인 출산율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어찌 되었든 저출생 대책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저출생 대응을 위해 정부가 펼치고 있는 일가정양립정책이 더욱 효과성과 형평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은 고용보험을 재원으로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다양한 선거를 거치면서 육아휴직 기간과 지원되는 급여수준은 계속 확대되었다. 지난 대선 이후 육아휴직 기간은 부모 합산 2년에서 3년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사실 기간으로 따지면 육아휴직 기간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육아휴직의 모범이라고 하는 스웨덴보다도 더 길다. 스웨덴의 경우 아이를 기준으로 부모 합산 16개월이다. 이 중 3개월은 엄마든 아빠든 반드시 써야 한다. 만약 한명이 쓰지 않으면 13개월이 되는 구조다. 그래서 3개월의 파파쿼터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같은 의미로 보자면 파파쿼터가 1년이다. 우리 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1년(부모가 모두 사용할 경우 각각 1.5년)을 부여하도록 의무화되어있기 때문에 실제 1년이 파파쿼터이다. 더군다나 교사와 공무원은 육아휴직 기간이 자녀 1인당 3년이나 된다.


이에 반해 육아휴직의 사각지대에 속한 사람들이 있다. 영세자영업자와 플랫폼 프리랜서 종사자는 근로자가 아니고 넓게 자영업자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부여할 사용자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22개월짜리 아들을 키우면서 눈썹 미용숍을 하는 워킹맘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직장인은 일을 쉬면 0원이지만 자영업자는 마이너스예요"라고 하소연했다. 임차료 등은 고스란히 지출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근로자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일하는 부모들을 위한 육아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부모 급여로 0세에서 1세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 100만원에서 50만원의 현금 급여는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원은 자영업자에게는 없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소득이 단절되어 버린다면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최근 노동시장은 정규직 근로자보다는 영세자영업자, 플랫폼·프리랜서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고용 여력이 떨어지고 디지털 경제가 확산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저출생 대응에서도 하기 쉽다고 전 세계 최고 수준인 육아휴직 기간만 늘릴 것이 아니라 사각지대에 있는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혜자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경선 전 여성가족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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