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경쟁적인 기업' 찾는 전략
학교·공공기관·업종지도 등
다양한 정보원 탐색이 경쟁력
어중간해서 걱정이던 A가 취업에 성공했다. 학교, 학점, 경험 면에서 뭐 하나 특별할 것 없이 밋밋한 스펙이었다. 그가 지원서를 낸 기업은 총 50곳. 그중 단 2곳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고, 코스닥에 상장한 강소기업에 최종 합격했다.
중소기업일수록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단련된 인재를 원한다고 하는데 자격증이나 직무 경험이 없던 A가 취업에 성공한 비결은 뭘까? 지원서를 냈다는 50곳의 채용 정보는 어디서 얻은 걸까?
A를 포함해 ‘보통의 스펙’으로 취업 1승을 거둔 케이스들을 보면 의외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덜 경쟁적인 곳’을 선택해 지원한 점이다. ‘덜 경쟁적인 곳’은 다른 말로 ‘덜 알려진 곳’이다. 업계를 잘 아는 경력사원도 아닌데 어떻게 ‘덜 알려진 곳’에 지원할 수 있었을까. 한판 뒤집기를 가능하게 한 그들의 정보원을 뒤져 보자.
가장 중요한 곳이 학교 취업사이트다. 대부분의 대학은 학교 홈페이지와 별도로 취업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취업 정보의 보물 창고’ 같은 곳이다. 학교 선배들의 취업 후기와 기업의 취업 설명회 일정, 실시간 채용 공고, 월별 채용 캘린더 등 소중한 정보가 빼곡하게 올라온다. 포털에 공개되는 ‘일반 채용 공고’ 외에 자교 대학생을 겨냥한 ‘특별 채용 공고’도 건질 수 있다.
자교 후배만을 대상으로 쓴 취업 후기는 특히 찐 노하우와 고급 정보로 가득해 필독을 권한다. A의 경우, 혹시 귀한 정보를 놓칠까 봐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 취업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이트 정보를 기반으로 취업 설명회와 박람회에 참여해 인사 담당자와 대학 선배들의 생생한 현업 이야기를 들었다. ‘언제쯤 공고가 뜰 예정이다’ ‘이런 인재를 선호한다’ 등 어디서도 듣기 힘든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낯선 기업에도 지원할 수 있었다.
공공기관이 목표라면 잡알리오(JOB-ALIO)와 친해져야 한다. 잡알리오는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채용 정보 서비스다. 작년 기준, 총 327곳인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채용 공고를 모두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공공기관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기관의 채용 공고가 매일 업데이트된다. 원하는 직무와 근무지를 클릭하면 자신에게 맞는 공공기관을 찾아주는 맞춤 서비스도 제공된다. 마감된 공고도 볼 수 있어 ‘대략 어떤 시점에 공고가 뜨고, 어떤 직무를 많이 뽑는지’ 유추할 수도 있다.
취업 포털도 물론 중요한 정보원이다. 자신에 대한 기본 정보와 원하는 업종을 입력하면 관련 공고가 뜰 때마다 ‘알림’을 해주니 취업 포털 가입은 필수다. 단, ‘정보가 너무 많아 핵심을 찾기 어렵고, 가끔은 부정확한 정보가 생산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 단점을 상쇄해줄 핵심 콘텐츠로 필자는 ‘베스트 합격 수기’를 들고 싶다. 조회수가 높고 '좋아요'를 많이 받은 ‘베스트 합격 수기’는 실제 취업 준비 과정을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들려주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보보다 가치가 있다.
'상장기업 업종 지도'라는 책도 권할 만하다. 국내에 상장된 2400여개 기업을 25개 업종으로 분류한 뒤, 다시 89개의 섹터로 나눠 마인드맵으로 그린 책이다. 하나의 업종에 어떤 기업이 속해 있는지 대기업부터 중견, 중소기업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투자자를 위한 책이지만 취준생에게도 유효하다.
주변에 취업 준비에 갈피를 못 잡았거나, 어중간한 대학생이 있다면 한 마디 던져보자. “오늘 학교 취업사이트에 뭐 올라왔어?”
이숙은 취업의뼈대 발행인·이씨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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