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루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CEO
40년 이상 경력의 전형적인 '월가맨'
162억원 기부금 내고 모금행사 개최
재선 성공시 재무장관 등 입각 가능성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월가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 금융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루트닉 최고경영자(CEO)다. 거만한 세일즈맨이자 무자비한 거래 스타일로 '월가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루트닉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거둘 경우 재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최근 루트닉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며 기부금을 끌어모으는 등 유세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올해 공화당에 낸 정치 기부금 규모만 1210만달러(약 162억원)다. 기부 모금 행사도 직접 개최해 돈을 끌어모으는 데도 앞장선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달 루트닉 CEO를 린다 맥마흔 전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CEO와 함께 인수위원회 공동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루트닉 CEO는 40년 넘는 월가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시 활용할 행정부 입각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고의 인재를 찾고 선수로 기용해 1등급 행정부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루트닉 CEO는 전형적인 월가맨이다. 1961년생인 루트닉 CEO는 1983년 대학 졸업 직후 캔터 피츠제럴드에 입사했고, 입사 8년 만인 1991년 사장 겸 CEO에, 5년 뒤인 1996년 회장에 올랐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경쟁적이고, 24시간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9·11 테러로 친동생을 포함해 직원 960명 중 658명이 사망하자 행복 추구를 우선순위에 두는 삶을 살기도 했지만 최근 24시간 일하며 또다시 경쟁적인 월가맨의 면모로 돌아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루트닉 CEO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연은 수십 년 전 시작됐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있던 캔터 피츠제럴드 직원 658명이 사망한 뒤 루트닉 CEO가 다시 회사를 재건할 수 있도록 지원한 인물이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08년부터 방송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얼리티 TV쇼인 더셀러브리티어프렌티스 출연자로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를 직접 열었다.
루트닉 CEO는 월가의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한다. 업계 내에서 외부인으로 무시당했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아니라 거만한 세일즈맨이자 무자비한 거래를 하는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급한 성격에 누군가에게 속았을 땐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는 생각도 비슷하다.
이처럼 루트닉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백악관 재입성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후 입각 가능성도 나온다. 월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부 장관을 맡거나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 등을 맡을 수 있다고 측근들은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에 큰 관심을 보여온 루트닉 CEO의 바람이 향후 캔터 피츠제럴드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한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금융 규제를 완화하려 할 가능성이 큰 반면 카멀라 해리스가 이끄는 민주당 행정부는 더 강력한 금융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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