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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서울 집값 상승' 착시현상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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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건설부동산부장

황준호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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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공사 원가 상승으로 분양가가 높은 데다, 내년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는 등 여러 요인으로 볼 때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내놓은 집값 전망이다. 최근 집값 상승세에 ‘나도 사야 하나’하며 밤잠 설치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관측이다.

사실 최근 부동산 지표는 박 장관의 전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 상승세가 눈에 띈다. 2개월 연속 가격(한국부동산원)이 오른 데 이어, 상승 폭(4월 0.09%-> 0.14%)도 커졌다.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60.4%는 지난해 최고가의 80% 이상 가격이 회복(직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매 10건 중 1건(9.3%)의 가격은 이미 지난해 최고가를 넘어섰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거래량도 늘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부동산R114·이달 14일 기준)은 1만7980건으로, 2021년 상반기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3월 이후 거래 건수는 월 4000건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월 4000~5000건을 평년 수준이라고 본다. 서울 주요 지역의 공인중개소들은 최근 시장 상황에 관해 "집값이 올랐다"라거나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본지 6월12일 자·집값 긴급점검)하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도 포착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말부터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기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하반기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가 지정될 경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뛸 수 있다고 봤다. 9~10월 정도에는 일자리가 풍부한 지방 광역시로 집값 상승의 불씨가 옮겨붙을 것으로 관측했다.

공급 실적의 감소는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38만가구 정도가 될 전망이다. 2017∼2021년 연간 평균치(54만가구)보다 30% 줄어든 수준이다. 주산연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택 공급 물량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당장이라도 집을 사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시선을 넓혀 보면 그간 집값을 짓누르던 고금리·고물가 등 거시 환경은 달라진 것이 없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새로운 악재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은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다. 7만가구를 넘어선 미분양도 건설사의 재무 상황을 악화시키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미분양은 쌓이는데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기 신도시 분양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가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집값 대세 상승을 이끌기에는 거래량이 부족하고, 투기 세력의 진입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박 장관의 전망에는 이런 점들이 고려됐을 걸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이 누구보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겠는가.


분위기에 휩쓸려 내 집 마련에 나서기 곤란한 시점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투자에 나섰다가, 집값 하락에 영혼까지 털리는 것은 아닌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판다’는 증권가의 오랜 투자 격언의 맹점은 어디가 무릎인지, 어깨인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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