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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세금 부담 크게 늘어나"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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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 추진으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고가 주택과 중저가 주택간 조세 형평성 문제와 함께 공시가격이 시세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전날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안 공청회를 열고 현실화율 목표치를 각각 80%, 90%, 100%로 정했을 경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최종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30년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로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맥락에서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90%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 추진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가 정책 마련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이 현실화하면 다주택자를 비롯한 서민의 세금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시가격을 90%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가야 할 방향이지만, 90%는 시세에 근접한 비율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며“시세 파악이 쉬운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적은 단독주택은 시세 파악이 어려워 90%까지 현실화율을 높이면 현장에서 불만이나 민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연이 공청회 계획안에서 9억원 미만 주택의 현실화율 속도를 조절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토연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9억원 아파트는 현재 현실화율이 68.1%에서 2023년 70.0%, 2030년 90.0%로 맞춰지고, 9억∼15억원 아파트는 2027년,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2025년 각각 90.0%에 도달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 9억원 미만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재 52.4%에서 2023년 55.0%, 2030년 75.4%, 2035년 90.0%에 맞춰지고, 9억∼15억원 주택은 현재 53.5%에서 2025년 71.8%, 2028년 82.7%, 2030년 90.0%에 도달한다. 15억원 이상의 경우 현재 58.4%에서 2023년 71.9%, 2025년 81.0%, 2027년 90.0%가 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부동산 유형별·가격대별로 현실화율의 차이가 커서 이를 상향하는 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중저가 실사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세금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90%에 달하는 현실화율이 낮은 수치가 아니라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초고가 주택 및 다주택 보유자들의 보유세 과세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토연이 덴버 등 미국의 일부 주의 현실화율이 100%가 넘는다는 해외사례를 제시하긴 했지만, 우리는 도시 단위가 아니라 전국에 적용되는 만큼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전체적으로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실화율 인상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1주택자뿐 아니라 중저가 1주택 소유자도 조세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일단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것이 많은 사람의 피부에 와 닿을 것"이라며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가 오르는 것은 물론 증여나 상속 때도 세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세와 공시가격의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날 공청회에서도 목표치를 100%로 잡을 경우 법률상 적정가격 취지에는 맞지만 조세, 부담금 등 국민 부담이 상승하고 공시가격이 시세를 초과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 문제로 꼽혔다.


안 부장은 "집값 하향 조정기에는 현실화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공시가격이 시세를 앞서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세금 부담이 더 증가할 수 있는데,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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