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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동산통계 다시보기 <1> 재정비가 절실한 아파트 시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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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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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지수에 대한 논란은 문재인 정부 들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왜 이번 정부에서만 그 문제점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것일까. 일단 현실을 인지하기 위해 문 정부 기간에 서울 아파트 가격상승률을 뽑아보면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로는 21%, KB국민은행은 50%, 부동산114는 86%로, 부동산114 지수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지수 81%와 가장 유사한 상승률을 보여준다. 4년여간의 이런 누적상승률의 차이를 각 지수가 지니는 특성이라고 인정해주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격차가 크다.


상대적으로 누적변동률이 작은 그룹인 주택가격동향조사나 KB국민은행 지수는 모집단의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표본기반 지수인 반면, 부동산114 지수는 주택재고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고, 실거래가지수도 관측되는 거래를 가능한 한 모두 반영하는 지수다. 국민은행이나 부동산원 지수도 표본이 아닌 시세조사 대상을 모두 포함해 지수를 산정하면 실거래가지수와 유사한 누적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는 정부 지수 저평가의 문제가 표본 선정과 변경에서 초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런데 표본기반 지수의 문제점이 왜 유독 이번 정부에서만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일까. 이유는 이번 정부에서 발생하는 시장가격 변동이 하부시장별로 핀셋규제라는 정책적 선택에 영향을 받아 극히 차별화돼 발생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예로 1년 차에 각각 10%(표본), 20%(비표본) 상승한 두 주택이 있는데, 2년 차에 급등한 아파트로 표본을 바꾸었더니 막상 그 아파트는 규제 강화로 5%(표본)밖에 상승하지 않고 다른 아파트는 오히려 15%(비표본) 상승했다면 전체 재고의 평균상승률은 26.5%인데 표본의 누적상승률은 15.5%로 저평가된다. 이렇게 하부시장별 가격변동이 불안정한 시장에서는 표본을 사전에 합리적으로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표본 방식에서 벗어나 재고 기반 시세를 활용하는 것이다.


연관돼 시세조사 방식에 대한 고민이 따라온다. 사실 아파트 시세란 장기간 잘못 조사되기 힘든 가격이다. 조사주체별로 단기적인 편차가 발생할지는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수렴하는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부동산원 전문조사원이 누구보다도 먼저 거래되는 실거래 정보를 취득하는 해당 단지 전문 부동산중개사보다 시세의 변동을 더 잘 파악하지도 못한다. 어차피 시세란 유사한 주택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파악될 수 있는 가격의 범위일 뿐이다. 그 시세에 특정 단지, 특정 호를 선정해 배정한다고 그 단지 일정 평형의 평균적인 시세 변동보다 더 정확하게 조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 힘들게 표본을 유지하기보다는 재고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부동산중개사 대상 시세조사에 기반한 가격지수 산정이 비용도 줄이고, 감독기관의 영향력도 줄이고, 지수의 대표성도 향상시키는 시세지수라는 한계 안에서 최선으로 판단된다. 한 가지 우려는 지금까지 쌓여 온 가격지수에 표본기반 때문에 발생한 심각한 저평가의 문제가 장기적으로 내재돼 있다면 과거 지수의 보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중장기적 여건에 반응한 주택시장 변화의 강도를 오판해서 벌어진 정부 정책 선택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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