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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위기론]②악재 산더미인데…전기료 인상에 수천억 추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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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부담 ↑...메모리 중심 시장 한파 겪는 반도체 업계 이중고

반도체 이미지 /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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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우려가 늘어간다. 구체적인 요금 인상분은 미정이지만, 킬로와트시(kWh)당 5원만 늘어나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추가 부담액이 한해에 총 1400억원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반도체 시장 혹한기 상황에선 이중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9일 반도체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 적자가 올해 30조원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근 에너지 가격까지 급등하자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내놨다. 올겨울 국가 간 에너지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등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대용량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요금 인상을 예고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당장 4분기인 10월부터 요금 인상분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획재정부에서 물가 인상 등의 파급 효과를 우려하고 있어 산업부와 기재부 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만약 합의가 빠르게 이뤄질 경우 당장 이번 주 안으로 구체적인 인상 폭이 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에 따르면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전체 소비량의 53.8%를 차지했다. 킬로와트시(kWh)당 산업용 전기요금 판매 단가는 주택용(109.16원)보다 3.38% 낮은 105.48원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와 비교해 최근 LNG와 유연탄 등 에너지 가격이 5배가량 급등하면서 원가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이 60%까지 내려갔다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2020년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94.3달러(약 14만원)로 33개국(오스트레일리아 제외) 중 22위로 하위인 점도 짚었다. 올해 글로벌 단위 요금 인상 흐름이 잇따르는 만큼 국내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전력 사용이 많은 반도체 업계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구자근·이동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산업용 전력을 많이 사용한 1, 2위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1만8412기가와트시(GWh)를, SK하이닉스는 9209GWh를 사용하면서 각각 1조7461억원, 8670억원의 전기요금을 냈다. 반도체 특성상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심야 할인 등으로 판매단가는 kWh당 삼성전자가 94.83원, SK하이닉스는 94.14원을 기록했다. 이를 단순 계산해 전기요금이 kWh당 5원 인상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는 약 920억원을, SK하이닉스는 약 459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10원 이상으로 오르면 양사의 추가 부담액도 총 2760억원 넘게 늘어나게 된다. 두 기업의 전력 사용량이 해마다 늘었던 것을 살피면 내년도 실질 부담액은 더 증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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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만큼 요금 인상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도 최근 업황 부진인 상황에선 체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특히 두드러질 것으로 예견되면서 내년엔 사실상 0%대 성장이 예고된 상황이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전방 수요 부진, 재고 증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관련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7월만 하더라도 산업부에서 반도체 단지 조성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 지원을 위해 국비를 조성하겠다고 나섰는데, 두 달 만에 반대로 전력 요금 인상 예고가 이어진 셈이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한전 적자가 많고 에너지 가격도 급등세인 만큼 산업용뿐 아니라 전반적인 요금 인상이 돼야 기업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본다"며 "불황기지만 호황기에 대비해 투자를 꾸준히 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견뎌야 하는 시기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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