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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③"저출산 해법은 '삶의 질' 개선…교육·노동·주거 불균형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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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기획단장 인터뷰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기획단장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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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교육, 노동, 주거 등 사회 곳곳에서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미래 아이가 자라는 사회에 대한 희망과 신뢰가 있다면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겁니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기획단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사회 구조적인 요인에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노동시장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동시장 진입 경쟁으로 교육이 양극화되고 다시 노동과 주거의 불균형이 초래되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아이 낳기 힘든 사회가 됐다"고 진단했다.

사회 구조적인 요인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문화가 고착화 돼 단편적인 정부 대책만으로는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 인구학자들 사이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생존 본능이 극대화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이 단장은 아이 낳고 싶은 사회를 조성하려면 지역, 주거, 교육, 노동 등 핵심 분야에 걸친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삶의 질'과 맞닿은 문제다. 그는 "삶의 질이 낮으니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핵심 분야 양극화를 줄이고, 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매번 실패한 것도 백화점식 정책 나열에 그쳤을 뿐 사회 구조적인 문제 자체는 해결되지 않거나 오히려 심화됐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측면에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이 '개인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관련해서는 이민정책이 일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단장은 "필요한 인력을 중심으로 이민을 받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다만 사회 구조적으로 발전이 없으면 결국 이민자도 우리나라 사람과 똑같이 아이를 낳지 않게 된다. 원점으로 돌아오는 결론이지만 노동, 교육, 주거 등 핵심 분야에 걸친 사회 불균형 해소와 복지 수준 향상 없이는 근본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생산성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인구수나 연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과학기술의 발전, 노인 인구 활용, 지금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등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해외 사례를 전부 찾아 정책을 늘어놓기 보다는 적응과 대응, 단기와 중장기 문제를 구분해 대응해야 할 문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전후 세대는 우리 아들딸은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던 세대"라며 "사회 구조적인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국민적 합의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정과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게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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