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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적들⑧] 성공한 프랑스 노동개혁…마크롱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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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노동개혁은 대부분 실패한 역사로 기록됐지만 해외에선 성공 사례로 꼽히는 개혁도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간 진행된 프랑스의 노동시장 개혁이 대표적이다.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던 프랑스는 노동개혁을 거치면서 고용률 증가와 성장률 상승 등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2017년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돼 개혁을 이끈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수직 상승했고,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으로 임기를 이어간 것은 무려 20년 만의 일이다.<관련기사> '개혁의 적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한 프랑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안전성’이다. 프랑스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줄곧 높은 실업률과 낮은 노동시장 참가율,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에는 실업률이 9.5%까지 올랐다. 하지만 노동시장 유연화에 중점을 둔 개혁을 추진한지 4년 만인 지난해 말 실업률은 7.4%로 1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당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요 외신들도 "정부의 정책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프랑스는 해고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기간을 축소했고, 해고시 보상의 한계를 설정했다"며 "또 노동법원은 해고절차를 심플하게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친기업적인 유연화 방향이지만 프랑스는 불안정 고용 노동자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거나 직업훈련을 강화해 취업능력을 높이는 안정책도 병행했다. 이것이 유럽연합(EU)이 추구하는 유연안전성이다.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경직화로 생산성이 저하되면서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이같은 개혁 방향을 참고할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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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발표한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개혁과 재선’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성장률은 유럽 주요 5개국(프랑스·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 중 가장 두드러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프랑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23년까지 이 중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련은 마크롱 정부의 과감한 노동개혁이 성장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프랑스는 노동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며 윤 대통령 역시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프랑스는 개혁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노동계의 투쟁이 없었을까. 유럽 상당수 국가들은 노동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파업이 잇따랐다. 프랑스 역시 2016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시 노동개혁으로 대규모 노조 파업이 있었고, 마크롱 대통령도 2018년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가 프랑스 전역을 흔들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프랑스 최고 명문인 파리정치대학을 나온 '엘리트 정치인'인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부자들의 대통령'이란 꼬리표가 달라붙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대를 딛고 추진한 체질 개선의 결과가 프랑스의 성장으로 나타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스타일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취임 첫해의 마크롱 대통령과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과, 거센 개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개혁을 추진할 당시 프랑스 만큼의 경제위기라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일방적 주도로 개혁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개혁은 반대를 무릅쓰고 견디면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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