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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숫자 찾고 방청소하면 ADHD 진단·치료…CES 2관왕 히포티앤씨의 혁신 D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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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시대⑥]VR DTx 체험기
기기 착용하니 새로운 세상
1~10 숫자·쓰레기방 순서대로 정리
유수 의료진과 협업 알고리즘 설계

본지 기자가 히포티앤씨의 ADHD 디지털치료제 '어텐션케어(Attnkare)'를 체험하고 있다.

본지 기자가 히포티앤씨의 ADHD 디지털치료제 '어텐션케어(Attnkare)'를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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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파란 하늘과 우거진 나무 사이에 작은 2층 집이 있었고, 쭈꾸미를 닮은 듯한 귀여운 캐릭터가 나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간단히 소개와 컨트롤러 설명법을 들은 뒤 게임을 시작했다. 처음 주어진 미션은 숫자 정리. 칠판에 어지럽게 나열된 숫자를 1부터 10까지 순서대로 캐릭터와 함께 정리해야 한다. 캐릭터가 먼저 1을 찾았고, 곧바로 2를 찾아 다음 순서에 넣었다. 캐릭터 친구는 2~3번 손가락을 움직인 후에야 숫자를 찾았다. 천천히 하나씩 채워 10까지 마무리했다.


첫 미션을 완료하자 다음은 이곳저곳 쓰레기와 책이 널브러진 방이 나왔다. 이제 할 일은 이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 손에 든 컨트롤러를 움직여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와 책을 주울 수 있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고, 책은 책꽂이에 가지런히 놓기 시작했다. 실제 방을 치우는 과정과 다를 게 없었다. 처음 접해보는 VR 세상은 놀라웠고, 깨끗하게 정리된 방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 든 것은 덤이었다.

재밌는 게임을 즐겼다고 생각하던 찰나, 모든 게임이 끝나고 집중력·절제력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결과지에는 집중력·기억력·계획성·사회성·자제력 등 항목으로 이뤄진 지표 수준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그냥 게임을 즐긴 것이 아니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여부를 진단한 것이다. 히포티앤씨의 ‘어텐션케어(AttnKare)’는 이처럼 VR를 통해 아이들의 집중력 등을 진단하고 ADHD를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DTx)다.


이 같은 VR 활동으로 ADHD를 과연 정확히 진단해낼 수 있을까. 어텐션케어의 정확도는 정신과 전문의들의 진단,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판단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유수 병원의 의료진과 협업을 통해 모든 알고리즘을 설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진단은 절대 단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주어진 게임을 잘 했는지는 물론이고 수행 과정에서의 행동, 시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미션을 수행하다가도 갑자기 창밖을 바라보거나, 중간에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며 "게임을 잘하고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손짓, 발짓, 시선까지 모든 행동 패턴을 분석해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히포티앤씨 ADHD DTx '어텐션케어(Attnkare)'

히포티앤씨 ADHD DTx '어텐션케어(Attnk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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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이후에는 게임과 미션을 통한 치료도 가능하다. 태블릿을 이용해 지능발달을 위한 어드벤처 게임은 물론 계획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청소 계획짜기 등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부모에게 숙제를 내주는 미션도 있다. 주어진 미션을 완료하면 가상공간의 방을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주는 보상도 이뤄진다. 정 대표는 "자폐증 ADHD는 부모와 아이의 스킨십이 중요하다"며 "‘아이와 함께 콜라를 사오세요’라는 등의 미션을 우리가 주고 이를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어텐션케어의 혁신성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2관왕(Virtual&Augmented Reality 부문, Digital Health&Wellness 부문 혁신상)에 오르며 증명됐다. 지난 15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기도 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삼성창원병원 등에서 연구자 임상을 진행 중으로, 오는 9~10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확증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어텐션케어가 아이들을 위한 DTx가 되길 희망했다. ADHD를 겪는 어린이가 국내 35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증상에 따라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제대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부모들이 숨기려 하고 병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어텐션케어가 설치된 곳이라면 병원이 아니더라도 진단을 받아볼 수 있고, 결과에 따라 병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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