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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초능력' AI 비서…양자인터넷 시대가 온다[과학을읽다]

최종수정 2022.04.19 11:19 기사입력 2022.04.05 13:10

-양자컴퓨터 개발 본격화, 구글·IBM 등 시제품 내놔
-빠른 연산 등 '전문성' 살려 기존 컴퓨터와 결합한 양자인터넷도 개발 속도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도 '양자' 진화 가능성
-미·중 양자인터넷 구축 나서, 5년 뒤진 한국 "퍼스트무버 되려면 기초 다져야"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인 자비스(Jar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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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마치 신(神)처럼, 때론 엄마처럼 주인공의 모든 요구를 들어 준다. 오직 주인만을 섬기고 철저한 보안 속에서 초고속으로 수많은 정보를 처리해 주인공의 악당 퇴치를 돕는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초능력’ AI 비서는 현재의 디지털 방식 컴퓨터·통신망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암호를 만들어도 뚫릴 수 있고, 데이터 처리·전송 속도 역시 기존 방식으로는 물리적 한계가 명확해 자비스 수준의 능력은 도저히 발휘할 수 없다.


이런 한계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일한 대안이 양자 컴퓨터·인터넷 기술이다. 양자컴퓨터·통신망이 완성되면 외부 해킹이 불가능한 철저한 보안과 초고속 데이터 처리·전송을 통해 어떤 정보라도 원하는 대로 척척 제공하는 AI 비서가 현실화될 수 있다. AI뿐만 아니라 보안이 생명인 커넥티드카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 대용량 초고속 데이터·통신이 필수인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복합 시뮬레이션·머신러닝 등이 본격적으로 실용화되려면 양자인터넷의 상용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의 양자컴퓨터용 칩 '시커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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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달한 트랜지스터 기술

양자인터넷을 이해하려면 우선 양자컴퓨터의 정의부터 알아야 한다. 양자, 즉 물질 세계의 가장 최소 단위인 퀀텀의 독특한 특성을 이용해 기존의 디지털·바이너리 방식의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상이 바로 양자컴퓨터다. 기존 디지털 컴퓨터는 전기가 통하면 불이 들어오고 그렇지 않으면 꺼지는 트랜지스터, 즉 1비트(bit) 단위로 작동한다. 여기에 and, or 같은 논리구조를 더해 덧셈과 곱셈이 가능하다.간단히 말해 디지털 컴퓨터는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할 줄 아는 수많은 초등학생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매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커다란 공간이다. 따라서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어 밀집시킬수록 빠른 속도로 복잡한 계산이 가능하다.


문제는 여기에도 공간적·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고성능 반도체들은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원자 몇 개를 뭉친 것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적혈구의 500분의 1 수준이다. 더 줄일 경우 더 이상 전기를 차단했다 통과시키는 기본 기능을 유지하기가 힘든 ‘퀀텀 터미널’ 현상이 발생한다. 아무리 전기가 빠르더라도 통로가 1개뿐이어서 변수가 복잡한 계산일수록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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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대안은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는 양자가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며 관찰에 의해 각각 달라진다는 ‘중첩’ 현상을 이용해 ‘큐비트’라는 개념으로 설계된다. 디지털 컴퓨터의 트랜지스터는 0과 1의 구조로 4비트당 1개밖에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한다. 그러나 큐비트의 1비트는 0과 1 또는 동시에 0과 1 모두가 될 수 있어 2의n(큐비트의 수)승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 수만 충분하다면 엄청난 변수를 가진 복잡한 계산도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다. 2019년 10월 구글이 ‘퀀텀 우위(기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계산 능력)’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어가 바로 대표적 사례다. 당시 구글은 53큐비트의 시커모가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문제를 200초 만에 풀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역시 2020년 광자(포톤)를 이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히며 수십억년 걸려야 풀 수 있는 보손 샘플링을 단 몇 분 만에 풀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양자 얽힘은 양자컴퓨터의 높은 보안성과 연결된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입자들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양자역학적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의 암호 체계인 공개키방식(RSA)을 넘어서는 새로운 체계의 암호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양자인터넷은 또 뭐지?

양자컴퓨터가 컴퓨터 자체, 하드웨어를 뜻한다면 양자인터넷은 양자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뜻한다. 디지털 인터넷 기술과 융합돼 정보의 보안성 향상, 분산 클라우드 양자컴퓨팅, 양자 센싱에 의한 양자 IoT 등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차세대 핵심 기술이다. 양자인터넷 기술은 우선 기존 디지털 인터넷 기술의 보안 약점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양자물리학에 근거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은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정보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6G 네트워크의 표준은 양자 암호 통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자컴퓨터는 암호해독, 신약개발, 자원최적화, 초고속 데이터 검색, 인공지능 분야에서 탁월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현재 개발된 하드웨어로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수행하기 어렵다. 때문에 여러 대의 양자컴퓨터를 연결, 양자상태의 정보를 직접 전송 및 처리해 컴퓨팅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양자 상태 정보의 직접 전송은 양자직접통신(QSDC) 기술 분야로 발전돼 양자인터넷에 적용될 전망이다.


함병승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양자컴퓨터를 노드(네트워크 접속 장비)로 하고 정보복제가 불가능한 것이 양자통신"이라며 "현재 인터넷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며 양자원격전송과 양자리피터(양자 간섭 현상을 이용한 양자 통신 중계 장치)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분당사옥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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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과제 산적

양자컴퓨터의 초기 버전인 양자시뮬레이터는 상용화 초입에 들어서 있다. IBM은 지난해 127큐비트 양자시뮬레이터를 만들었고 2023년까지 1212큐비트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제는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이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점이다. 섭씨 영하 273도의 절대 온도 0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어렵다. 또 모든 큐비트가 서로 얽힘 상태에 있어야 양자컴퓨터로서 의미가 있는데, 큐비트의 결맞음유실이라는 자연원리로 인해 큐비트 모두가 얽힘 상태에 있지도 못하고, 설령 있게 한다 하더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해 원하는 알고리즘을 수행할 수 없다. 얽힘 큐비트의 양자결맞음 유실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양자컴퓨터는 실험실을 벗어나기 어렵다.


함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현재 전자컴퓨터를 전면적으로 대체하지는 못할 수 있다. 현재 전자컴퓨터가 수행하기 어려운 영역 즉 NP문제를 다루는 특수한 용도의 컴퓨터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이미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된 인공지능은 컴퓨팅 복잡도 문제에서 현재 튜링방식의 전자컴퓨터가 해결하기 힘든 NP(non-polynomial·비결정다항함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본질이 있으며 양자컴퓨터는 이 NP 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사실상 유일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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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주도

모건 스탠리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위성인터넷은 곧바로 우주기반 양자 인터넷 구축, 커넥티드카 등의 급진적 변화를 주도하는 양자 통신 네트워크로 발전해 지상 기반 광통신망 네트워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자 통신 네트워크의 상업적 잠재력과 빠르게 배치되는 우주 내 통신 아키텍처의 잠재적 이점 등 가능성을 높이 쳐준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향후 2년 이내에 우주 기반 양자 감지 프로토타입 개발을 목표로 스페이스X와 계약을 체결했다. 양자인터넷 기술이 기존의 모든 스텔스, 암호화 및 통신 기술을 쓸모없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8년부터 백악관 주도로 ‘국가양자이니셔티브 법안’을 제정해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중국도 2020년 시진핑 주석이 직접 양자기술의 주도권 확보를 지시한 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양자정보기술 관련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2030년까지 13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양자컴퓨팅 시장 규모는 2020년 6조원에서 2030년 107조원으로 10년간 약 18배 성장하면서 양자정보기술 전체의 7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상온 대기압 동작 포터블 양자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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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이상 뒤처진 한국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양자컴퓨터·양자인터넷 기술에서 주요국 대비 5년 이상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기본이 되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따라 잡기도 벅차다. 결국 기초과학 연구에 힘을 쏟지 않고 선진국 따라잡기에만 나설 경우 결코 앞서나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카이스트(KAIST)의 한 교수는 "1차적으로는 선도국과의 협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2차적으로는 정보통신분야 공학 전반과 기초 기술, 특히 물리 분야가 취약했음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함 교수도 "정부도 이미 수년 전부터 이를 인지하고 투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설령 5년 후 IBM을 따라잡는다고 하더라도 그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준비가 되어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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