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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 잘못된 선택 하나로…이젠 볼 수 없을 지도 모를 '앙팡테리블'

최종수정 2021.09.05 07:00 기사입력 2021.09.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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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고종수 전 대전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고종수 전 대전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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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1998년 우리 프로축구는 '트로이카'의 시대였다. 트로이카는 러시아어로 '말 세 필이 이끄는 마차'다. 불세출의 스타 셋이 등장해 프로축구의 흥행을 선도하자 다들 이렇게 불렀다.


이동국, 안정환. 그리고 고종수. 여성축구팬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니던 세 스타는 나란히 은퇴해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동국, 안정환은 TV예능에 출연하고 우리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한다. 브라운관을 화려하게 접수한 둘과 비교하면 고종수의 근황은 초라하고 씁쓸하다.

프로구단 대전에서 감독을 하던 고종수는 특정 선수를 부정한 절차로 선발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지난달 27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2심에서는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1심 때 형량이 그대로 나왔다. 고종수는 2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참작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출신 유명 축구인으로서 공정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


고종수측이 대법원에 상고해도 이 결과를 뒤집긴 어려워보인다.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법 적용이 잘 이뤄졌는지, 법률심만 하기 때문에 2심까지 인정된 범죄사실은 그대로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벌 내용도 문제로 삼을 여지가 크게 없다.


고종수는 이 판결로 축구계에서 더 이상 보기 힘들 지도 모른다. 징역형에 집유 판결로 전과자가 됐다. 전과가 있는 축구지도자에게 운명을 맡길 축구팀은 국내에 별로 없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두 잃었다. 1,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고종수는 대전 감독으로 있던 2018년 12월 다음 해에 함께 할 선수를 공개 선발하는 과정에서 김종천 전 시의회의장에게 지인의 아들 A를 뽑아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처음 한번은 거절했다. 실제 축구실력을 보는 2단계 심사에서 본 A의 실력이 형편 없었고 A까지 뽑아줄 여유가 없을 정도로 구단은 돈이 없었다.


그럼에도 김 전 의장은 대전 구단에 투입되는 시 예산을 빌미로 고종수와 대전을 계속 압박했다. A를 뽑으면 예산을 추가로 주겠다고 했다. 대전시는 이미 당해연도 추경예산과 다음 연도 예산에서 대전 구단에 쓸 돈을 약 60억원 이상을 삭감하기로 한 상태였다. 선수들과 직원들을 1년 동안 먹이고 훈련시켜야 하는 축구단 입장에서는 치명타나 다름 없었다. 고종수는 끝내 팀을 위해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고종수 전 감독이 고심 끝에 돈이 없어 선수 뽑기도 힘든 구단을 위해 '딱 한번 눈 감자'며 A의 선발을 결심했다가 일이 커져 버린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고종수에게 재기의 기회는 다시 있을까. 지금으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선수시절 '앙팡테리블'이라고 불렸다. 프랑스어로 '무서운 아이'. 축구실력은 남달랐지만 '악동' 기질을 못 버렸다.


축구는 정말 기가 막혔다. 그를 키운 절반은 김호 전 감독이 책임졌다. 김 전 감독은 1995년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차를 운전해서 내려가던 길에 경주에서 청소년대표팀 훈련이 있다는 후배의 전화 한 통을 받고 운전대를 돌렸다. 훈련을 멀리서 보던 김 전 감독의 눈에 고종수가 눈에 띄었다. 고종수는 당시 왼발로 경기장 반대편으로 공을 배달하는데 10개를 차서 9개가 정확하게 떨어졌다. 김 전 감독은 일주일 뒤 프로축구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고 금호고를 졸업한 고종수를 곧바로 데려왔다.


그리곤 전설이 시작됐다. 수원을 정상권으로 이끈 고종수는 프로축구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림픽에도 두 번(1996년 애틀란타, 2000년 시드니) 나갔다. 그러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1년 앞두고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뽑은 월드컵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그 뒤로 내리막길을 탔다. 게임과 음주, 팀 무단이탈 등 2008년 은퇴할 때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팬들이 그를 지금도 '앙팡테리블'이라고 부른 이유다. 프랑스 문학가 장 콕토가 쓴 소설 '앙팡테리블'은 '새드엔딩'이다. 지금 고종수의 축구인생도 그래보인다. 다만 새로운 기회는 얼마든지 또 있긴 할 것 같다. 그는 중대기로에 있다. 팬들은 이제 그가 어떤 선택을 다시 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번 선택은 잘못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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