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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구(球)형 태양전지 개발…“日기술력 따라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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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리포트 <20>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
1.1mm 크기 초소형 태양전지 ‘소프트셀’ 세계 최초 개발
직사광선·복사광선 흡수 가능, 기존 태양광 패널 대비 전력 효율 2배 높아
50% 투명도, 일반 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 시 “전력자급 가능”

안현우(왼쪽) 소프트피브이 대표(CEO)와 이성규 소프트피브이 최고기술경영자(CTO). 이 대표가 들고 있는 모형은 소프트셀을 50배 확대한 것이다.사진 = 김희윤 기자

안현우(왼쪽) 소프트피브이 대표(CEO)와 이성규 소프트피브이 최고기술경영자(CTO). 이 대표가 들고 있는 모형은 소프트셀을 50배 확대한 것이다.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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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공장에서 뿜어내는 연기의 양만큼 나무를 심거나 탄소배출권을 사야 하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각국에서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 중립 선언이 이어졌고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저탄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일조량이 태양광 발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소프트피브이는 이런 우려를 기우로 만들 광흡수 기술을 선보여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3차원 구슬모양의 광흡수단자 ‘소프트셀’이 그 주인공이다.


소프트셀은 지름 1.1mm의 초소형 구슬모양의 광흡수단자로 태양전지로도 불린다. 기존의 평면 태양광 모듈이 직사광선만 흡수한 데 반해 소프트셀은 구형이기 때문에 복사광선을 비롯한 사방의 빛을 흡수할 수 있다. 전력생산량 계산에는 두 가지가 중요한데 실시간 발전하는 량과 발전을 하루 중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둘을 곱해야 전체 하루발전량이 계산된다. 소프트셀은 기존 태양광 모듈 대비 3차원 구조로 빛을 받을 수 있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실시간 발전량도 기존 태양광 모듈대비 높다. 이를 통해 동일 면적당 기존 평면 태양광 모듈 대비 2배 이상의 전력효율도 가능하다는 게 소프트피브이 측의 설명이다.

소프트셀의 발전 원리. 사진 = 소프트피브이 제공

소프트셀의 발전 원리. 사진 = 소프트피브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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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투명도, 일반 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 시 전력자급 가능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는 “태양광 발전이 대형 면적을 필요로 하는 산이나 해안가가 아닌 도심 빌딩 숲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며 “빌딩 표면에 반투명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면 건물 자체가 태양광 발전소로 변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피브이는 발전효율을 높이기 위해 투명한 PET 재질의 인쇄전자기판(PCB) 태양광 모듈을 함께 개발했다. 기존 태양광 모듈은 한 면으로만 쭉 설치하기 때문에 많은 면적을 필요로 했지만 소프트셀은 투명한 모듈에 장착할 경우 여러 개의 층(layer)을 겹쳐 설치할 수 있어 발전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구형 태양전지 시장은 글로벌 기술기업의 각축장이었다.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1990년대 입자형 반도체 개발을 위해 특허만 200여 개를 출원하며 개발에 나섰지만 사업화엔 실패했다. 이후 일본 기업 스펠라가 구형 전지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패널 문제와 높은 생산단가로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소프트셀은 투명 PCB를 함께 개발해 앞선 구형 태양전지들의 문제점을 보완해 필름 형태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이 모듈 필름을 건물 외벽에 설치할 경우 소프트셀 입자가 작기 때문에 유리 대비 50% 정도의 투명도를 유지하면서 기존 태양광 패널 대비 더 높은 발전 효율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명 인쇄전자기판(PCB)에 소프트셀을 장착한 모습. 일반 유리 대비 투명도를 60%까지 구현해 필름 처럼 일반 건물에 설치가 가능하다. 사진 = 소프트피브이 제공

투명 인쇄전자기판(PCB)에 소프트셀을 장착한 모습. 일반 유리 대비 투명도를 60%까지 구현해 필름 처럼 일반 건물에 설치가 가능하다. 사진 = 소프트피브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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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문제로 떠오른 탄소 중립,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역할 다할 것

자가발전이 가능한 소프트셀의 기능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개발 중이다. 안 대표는 LED 소프트셀을 예로 들며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공급받아 빛을 내는 LED 소프트셀도 현재 개발을 마쳤다”며 “마이크로 LED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작은 전력에도 구동되는 LED칩을 장착해 LED스크린은 물론 도로 표지판 또는 노면의 도로 안내선 등에 염료 대신 적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에서 화학공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신시내티대학에서 고분자 재료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LG화학에 입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거쳐 태양광사업 추진을 이끈 신소재 전문가다.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아서 디 리틀 코리아의 신재생 에너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는 안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결심했다가 소프트셀 기술이 자꾸 눈에 밟혔는데, 오랜 시간 개발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이 빠르겠다고 판단했다”며 “2017년 창업 후 설립 3년 만에 세계 최초로 소프트셀을 개발하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예상치인 120GW를 상회, 130GW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로 올라선 중국과 2위 미국 등 최대 시장의 수요 안정화와 더불어 개발도상국의 건설 프로젝트가 코로나19 이후 재개되면 올해 태양광 시장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50GW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독식이 이어지는 태양광 시장에서 소프트셀의 개발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안 대표는 “소프트셀과 뛰어난 PCB 기술력을 바탕으로 2년 내 생산 공장 건립과 제품 생산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인도, 사우디 등 약 20개의 특허를 확보한 만큼 소프트셀 크기를 더 줄여 활용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폭넓은 비즈니스 모델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소프트피브이 기업정보.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소프트피브이 기업정보.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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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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