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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위치추적 비난하던 유럽도…감염병 확산에 시스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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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변혁의 시대]<10>우려 커지는 '빅브라더' 체제

개인 자유 중시하는 서구사회는

한국식 위치추적 비난하던 유럽도…감염병 확산에 시스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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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서구의 근대화는 전 세계의 롤모델이었다. 그들이 일군 근대화의 핵심은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상대적으로 산업ㆍ과학화에 치중된 동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에서는 '개인'에 대한 방점이 서구에 비해 약하게 찍혔다.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권력의 개인정보 침해 상황에서 동서양은 어떻게 다르게 반응했을까. 우선 한국은 개인 보호에 비해 공공의 이익에 월등히 높은 가치를 뒀다.


충분히 예견할 수 있듯, 유럽 국가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며 한국의 동선 공개 등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유명 변호사 비르지니 프라델은 지난달 현지 언론 기고를 통해 "대만과 한국이 추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불행한 결과"라며 "이 두 나라는 개인의 자유에 있어 본보기가 되는 국가가 아니고 오히려 최악의 국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을 겨냥해 "감시ㆍ고발에 있어 세계 둘째가는 나라"라면서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오래전부터 경시해왔다"고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던 유럽이 달라졌다. 이달 27일 오전 9시 기준 세계 각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면 상위 10개국 중 7개국이 유럽이다. 상황이 이렇자 유럽 국가들도 감염 예방 명목으로 대대적인 개인 위치 데이터 수집ㆍ관리에 나섰다. 시작은 83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16일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접촉자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이 앱은 코로나19 감염자와 2m 이내 거리에 15분 넘게 있었을 경우 경고 메시지를 보내 알려준다.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전염을 제한하기 위한 자가격리에 들어갈 수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만 3만7000명 넘게 발생한 영국은 다음 달 1일 위치 추적 앱을 전면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정부는 이달 초 인구 14만명의 와이트섬에 시범 도입했고 주민 절반이 앱을 설치했다. 영국 정부는 앱 출시에 대비해 2만4000명의 위치 추적 직원을 고용했다.


한국식 위치 추적에 가장 반발의 목소리가 크던 프랑스도 결국 정부 차원에서 확진자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의 개인정보 보호기구인 국가정보자유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위기 상황임을 고려해 정부가 추진 중인 확진자 위치 추적 앱이 개인정보보호규약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발 여론으로 프랑스의 앱 도입에는 시일이 소요되는 모습이다.

세계적 IT기업 구글과 애플이 공동 개발한 접촉자 추적 기술을 활용하기로 한 국가도 상당수다. 미국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유럽 국가 상당수가 이를 적극 도입한 상태다. 다만 국가 주도 앱과는 시스템 면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중앙정부가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기에 사생활 침해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으나, 감염이 확산된 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시스템적 차이는 있지만 위치 정보 추적이라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프라이버시를 대하는 유럽의 태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달라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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