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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하나로 240조원짜리 기업으로 성장한 '구이저우 마오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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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 등 中 주석이 사랑한 술 '마오타이'
술 하나로 '삼성전자'보다 높은 브랜드 가치 평가 받아
'뇌물주'라는 오명 벗고 '국민주'로 등극

중국의 국주로도 불리는 고급 바이주인 마오타이(사진=블룸버그뉴스)

중국의 국주로도 불리는 고급 바이주인 마오타이(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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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1972년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주석과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 당시 마오쩌둥은 수수(고량)를 주 원료로 하는 마오타이주를 대접했다. 덩샤오핑 전 주석도 문화혁명 주도자들을 체포한 뒤 마오타이를 꺼내 스물일곱 잔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2018년 시진핑 주석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찬 자리에서도 마오타이주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중국의 굵직한 역사마다 함께한 이 마오타이주를 생산하는 기업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茅台·귀주모태)'도 역시 주류업계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마오타이주 하나로 연간 526억 위안(약 9조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지난해에는 중국 증시 최초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제치고 주가 1000위안(약 17만4000원)을 달성하기도 한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현재 시가총액 1조4000억 위안(약 243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브랜드 가치로는 전 세계 35위, 중국 내에서는 5위를 기록 중으로, 국내에서는 가장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닌 삼성전자보다 높다.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 마오타이 마을 [출처 - 마오타이 코리아]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 마오타이 마을 [출처 - 마오타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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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저우 마오타이의 비밀

마오타이주는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프랑스 코냑, 영국 스카치위스키와 함께 세계 3대 증류주로 꼽히는 술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오타이주의 역사는 기원전 135년부터 시작된다. 기원전 135년 한무제에게 마오타이주를 바쳤다는 기록이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서남이열전에 남아있다. 이 술은 전 세계에서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의 '마오타이'라는 마을에서만 생산된다. 그리고 이곳에 구이저우 마오타이 본사가 있다.


사실 마오타이주는 마오타이 마을에서 만든 술만 '마오타이주'로 인정한다.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원료로 똑같은 방식으로 제조해도 마오타이 마을에서 생산된 술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오타이 마을은 공장이나 댐, 발전소 등이 없는 일급 청정구역으로 이 마을 공기 중에 떠다니는 특별한 미생물 때문에 술을 제조하는 단계에서 마오타이주만의 독특한 맛과 향이 입혀진다고 알려진다. 때문에 술을 제조하고도 최소 3년 이상 이 마을에서 숙성시켜야 '진짜 마오타이주'가 완성된다.


술 자체의 생산과정도 상당히 복잡하다. 원재료를 9번 찌고, 8번 누룩을 넣고 발효시킨 뒤 7번 술을 받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술은 다시 밀봉된 항아리에 3년 이상 숙성을 시키면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모두 증발시킨다. 이후에도 저장 기간과 향, 알코올도수가 다른 마오타이를 혼합해 거른다. 술이 완성되기까지 5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이런 과정과 한정된 곳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탓에 지금도 연간 생산량은 2만 톤가량으로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맛과 까다로운 제조방식, 여기에 희소성까지 더해진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가격도 높은 편이다. 일반적인 마오타이주는 병당 1300~2000위안(약 22~35만원)정도다. 같은 백주로 분류되는 2위 기업 우량예(五粮液·오량액)는 1000위안(약 17만원) 내외다. 게다가 오래 숙성된 마오타이주는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데, 특히 30년 이상 된 마오타이주가 경매에서 한화 14억7600만원에 팔린 적도 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 내놓은 마오타이주의 가격도 2억 원대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마오타이주조차 가짜인 경우가 있다고 한다.


[출처 - 마오타이 코리아]

[출처 - 마오타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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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의 대명사 '마오타이주'

보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대가 올라가는 탓에 마오타이주는 '뇌물주'라는 별명도 있다. 저렴한 것도 1000위안을 넘는 데다 빈티지 마오타이주는 100만 위안이 넘기 때문에 상납이나 뇌물용으로 자주 등장했다. 과거 백주 구매자의 절반가량이 정부 기관이었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다. 마오타이주가 뇌물로 오간다는 뜻의 '마오타이를 사는 사람은 마오타이를 마시지 못하고, 마오타이를 마시는 사람은 마오타이를 살 필요가 없다'는 말도 유행했다.


실제로 2012년 말 시진핑 지도부 출범 당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삼공소비(三公消費·공무원의 차량비, 출장비, 접대비)' 규제 강화로 직격탄을 맞은 게 바로 구이저우 마오타이였다. 고위 관료나 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마오타이주가 사라져 매출 급감은 물론 200위안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2014년 초 120위안대까지 떨어졌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지금까지 '고급화'에만 몰두했던 구이저우 마오타이가 중저가 브랜드를 론칭했다. 또 여성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 과일주를 선보이면서 고위직 남성에만 국한됐던 소비층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낮은 도수 제품들도 출시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갔다.


2015년에는 200위안대 주가를 회복하더니 2017년 500위안대, 지난해에는 드디어 중국 증시 사상 최초로 1000위안대에 안착했다. 1%대 매출 성장을 보였던 2014년과 달리 최근에는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사실 구이저우 마오타이 매출 대부분은 여전히 고급술에서 나오고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 매출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국민주' 반열에 올라섰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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