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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미세먼지와 이웃 나라와 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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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자욱한 서울 시내. 다리 건너 아파트 숲이 먼지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미세먼지가 자욱한 서울 시내. 다리 건너 아파트 숲이 먼지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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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확산으로 요즘은 예년에 비해 미세먼지에 대한 이슈가 크게 다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꺾이면 가장 먼저 이슈화될 문제는 역시 미세먼지가 아닐까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나쁜 국가들로 분류됩니다. 반대로 미세먼지가 가장 낮은 국가들은 유럽의 국가들입니다.

2019년 3월 그린피스는 2018년 한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종합해 순위를 매깁니다. 한국은 2018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PM2.5 농도가 24마이크로그램(㎎)으로 전 세계 73개 국가 중 27위였습니다. 한국의 대기오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은 41㎎으로 12위, 일본은 55위였습니다.


1, 2, 3위는 살인적인 대기오염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인도 등 서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했습니다. 반면 아이슬란드(73위), 핀란드(72위), 호주(71), 에스토니아(70), 스웨덴(69), 노르웨이(68) 등은 가장 대기질이 좋은 국가로 뽑혔습니다. 심지어 영국(61)과 아일랜드(64), 포르투갈(63), 스페인(62) 조차도 최상위권 국가에 랭크됩니다.


여기서 역사적 사실을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1950~60년대 영국 등 유럽의 국가들은 요즘의 중국과 인도, 서아시아 국가들보다 미세먼지 오염이 훨씬 심각했습니다. 그랬던 유럽의 국가들이 요즘은 미세먼지 없는 가장 깨끗한 나라들로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들 유럽 국가들은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요?

유럽의 국가들은 우선 국가간 상호 감시체제를 구축하고, 에너지 관련 연합정책을 추진합니다. 1979년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대기오염 물질에 대처하는 최초의 다자간 환경협약(CLRTAP)를 체결한데 이어, 1984년 오염물질 저감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국제적 비용 부담사항을 규정한 제네바의정서를 체결합니다.


1985년 헬싱키의정서, 1991년 제네바의정서, 1998년 아르후스의정서 등을 잇따라 체결하고 국가간 상호 감시체계를 구축했으며, 유럽을 단일 에너지 시장화해 에너지공급을 안정시킨 뒤 환경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EU 회원국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2배 이상 늘이는 정책을 꾸준히 실행해 나갑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차량배출가스 규제정책'입니다. 1992년부터 EU 회원국들은 탄소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차량배출 오염물질을 관리, 미세먼지인 PM10의 경우 한국보다 2배 정도 강력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의 출발지, 스모그의 도시였던 런던이 서울보다 대기질이 더 깨끗한 도시가 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산업혁명의 출발지, 스모그의 도시였던 런던이 서울보다 대기질이 더 깨끗한 도시가 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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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는 공해차량 제한지역(LEZ)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고, 뮌헨에서는 주요 버긋노선을 전기버스로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런던에서는 공해제한 청정국역을 선포하고 공해차량의 도심진입 금지, 효율적 물류이동 정책을 추진해 2016년 빈 트럭의 운행횟수를 16% 정도 줄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자전거 도로를 개선해 자전거 도시로 거듭나고 있고, 이탈리아 밀라노는 에코페스제를 시행해 배출량 위반차량에 통행료를 받아 1년만에 배출량 위반차량을 약 12%나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대기질이 깨끗한 도시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대기오염 상태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Tree wifi'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헬싱키는 버스와 지하철, 공유차량, 공유자전거 등 모든 교통수단을 통합 연결해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Whim'을 통해 2017년 차량소유 가구를 60%로 감소시켰고, 2025년이면 자가용 없는 도시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방글아데시, 파키스탄, 인도 등 서아시아 국가들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이유는 화석연료를 의존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태에서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대기정체가 생기고, 미세먼지가 빠져 나가지 못해 발생하는 환경재앙인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화석연료사용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자전거 시스템도 처음부터 정착된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장려정책이 추진되면서 차츰 자리잡은 것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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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석탄과 원자력을 함께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했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40% 정도나 됩니다. 유럽에서는 화석연료 시장이 이미 몰락했고, 미국에서는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화석연료 사용은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 차업체들은 한국에서 차량 배기가스를 조작하는 등 두 얼굴을 보여준 점은 개탄스럽습니다. 한국이 얕보였기 때문이겠지요? 세계적으로 지탄받는 중국조차 재생에너지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인도는 재생에너지가 석탄화력발전보다 더 저렴해진 상황입니다.


한국은 원자력 퇴출 선언을 한 정부가 비판의 도마에 수시로 오르고 있고, 국내 차업체는 질 나쁜 차량은 국내에, 질 좋은 차량은 수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밀어붙여도 정치권과 기업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없는 이웃 아닌 이웃 중국과 일본, 우방으로 착각했던 미국은 한국을 깔보고 온갖 불이익을 떠안기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유럽의 국가들은 한국을 얕보고 공해 차량을 수출하고 있지요. 국격과 경제력의 문제를 떠나 스스로 격을 낮추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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