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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반한 유통한류①]"미국 시장 1위 영예 '비비고 만두'…철저한 현지화가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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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튼서 연간 2만톤 가량의 비비고 만두 생산
최대치 가동에도 수요 못 따라가…폭발적 인기
슈완스 등에 업고 내년 시장점유율 50%까지 높일 것

미국 LA 코스트코의 식료품 매대를 CJ 비비고 만두가 가득 채우고, 농심 신라면도 그 옆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베트남에서는 점심시간만 되면 롯데마트의 초밥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들로 가득 차고, 한국식 바베큐집을 찾은 현지인들이 진로 소주를 기울이며 회포를 푼다. 한국식 화장법에 열광하는 싱가포르의 40대 여성들은 백화점에서 설화수의 에스테틱 스킨케어 프로그램을 예약한다. 인도네시아의 10대들은 불닭볶음면을 먹는 사진을 앞다퉈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몽골에서는 K-푸드를 맛보기 위해 이마트 앞에 길게 줄을 서는가 하면 CU 편의점을 찾는다.


이처럼 '메이드 인 코리아' 식음료 브랜드와 유통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에서는 K푸드가 아시안 푸드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각광을 받고 있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K팝ㆍK컬쳐 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시키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국내 시장 포화와 성장 한계를 딛고 세계 곳곳에서 유통한류를 확산시키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CJ푸드 플러튼 공장 전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CJ푸드 플러튼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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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튼(미국)=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얇은 피와 신선하고 위생적인 만두소, 현지 취향에 꼭 맞는 맛으로 400억 달러 규모 미국 에스닉 식품 시장을 점령했습니다. 공장을 최대치로 풀가동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지요. 비비고 만두로 인해 K푸드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남쪽으로 1시간 가량을 달려 플러튼 소재 CJ푸드(CJ제일제당 미국법인) 공장에 도착했다. 유난히 노랗고 따스한 캘리포니아 특유의 햇살 아래 붉은 외관의 8300평 규모 널찍한 공장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곳은 이재현 CJ 회장이 'K푸드의 한류 르네상스'를 열기 위해 2013년 건립한 미국 내 CJ 최초의 만두 공장이다.


김규원 CJ푸드 공장장은 "플러튼 공장에서 총 6개 라인을 통해 연간 2만톤 가량의 비비고 만두를 생산 중"이라며 "매년 매출 성장률이 30%에 달할 정도로 현지인 입맛을 제대로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만두 생산공정을 살펴보기 위해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널찍한 공간에서 4종 만두가 동시에 생산되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만두피 반죽이 롤링돼 동그랗게 잘려 나오고, 만두소와 혼합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실려나갔다.


플러튼 공장에서 만두가 제조되는 모습. 이곳에서는 하루에 3~4종 제품이 동시에 생산된다.

플러튼 공장에서 만두가 제조되는 모습. 이곳에서는 하루에 3~4종 제품이 동시에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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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미니완탕, 교자, 왕교자, 스팀덤플링, 군만두 등 5종 라인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하루에 3~4종 제품이 동시 생산된다. 원재료를 직접 육안으로 선별해 다듬는 국내 공장과 달리 이미 타 공장에서 선별ㆍ세척된 원료들을 사용하고 있기에 공정 대다수가 자동화돼있었다. 때문에 야채나 고기 향 또한 거의 풍기지 않았다. 성형 과정을 거친 만두는 4분 가량 스팀(증숙) 단계를 거쳐 20분 급속동결한 후 포장된다. 냉동 만두들이 고르게 담겨야 하기에 포장 단계에서는 사람 손을 거친다.

김 공장장은 "특히 미국의 경우 알레르기, 병원성균 등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육류를 취급하는 식품 공장에 대한 미국농무부(USDA)의 관리감독이 대단히 까다로워 위생적인 부분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밤 12시30분부터 아침 6시까지 무려 5시간 반 동안 매일 공장을 청소한다. 기계를 일일이 분해해 청소하고 바닥을 포함한 온 시설을 티끌 하나 없이 닦는다.


플러튼 공장 1층 로비에 진열된 만두 제품들. 한인마켓에 주로 팔리는 제품은 한글로 제품명이 표기돼있다.

플러튼 공장 1층 로비에 진열된 만두 제품들. 한인마켓에 주로 팔리는 제품은 한글로 제품명이 표기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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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수 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비비고 만두 브랜드와 연구개발(R&D), 제조기술을 차별화하는데 집중했다.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으로 차별화했다. 또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제품을 개발해 아시안 뿐 아니라 메인 스트림 시장까지 공략을 꾀했다. 한입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치킨 만두'를 개발했다.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돼지고기, 부추 대신 치킨, 실란트로(고수)를 사용한 '미니완탕'이다.


비비고 만두는 플러튼 공장 외에도 뉴욕 브루클린 공장, 뉴저지 공장에서 생산된다. 한인마트는 물론 지난해 7월 글로벌 식품기업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코스트코 전 지점에 입점을 완료했다. 일반 그로서리 점포까지 합하면 미국 전역 약 1만5000점포에서 비비고 만두가 팔리고 있다.


[세계가 반한 유통한류①]"미국 시장 1위 영예 '비비고 만두'…철저한 현지화가 성공비결" 원본보기 아이콘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만두시장에서 전년보다 약 40% 성장한 매출 24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016년에는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25년간 이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오던 중국 업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윤성진 CJ푸드 CFO(최고재무관리자)는 "코스트코에서도 비비고 만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2009년 미니완탕을 코스트코에 처음 출시한 후 2015년 1위 중국 업체 만두를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R&D 투자를 확대하고 마케팅활동을 강화해 만두 시장에서 올해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여 독보적 1등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각오다. 김 공장장은 "특히 만두 형태와 맛 등을 다양화할 예정"이라며 "편리성을 강조한 스팀덤플링, 유기농만두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코스트코에 비비고 만두, 비빔밥 등이 입점돼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코스트코에 비비고 만두, 비빔밥 등이 입점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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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약 3조원 가치의 미국 대형 식품기업 슈완스 컴퍼니(이하 슈완스)를 인수해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ㆍ유통 인프라 및 R&D 역량을 갖춘 'K푸드 확산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 월마트, 크로거 등 미국 주요 유통채널 3만여 점포에 비비고 브랜드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지금까지 확보한 현지 생산기반과 브랜드, 영업 역량 등을 토대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000억원 수준이었던 미국 식품사업 매출 규모를 올해 3조원을 달성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슈완스와의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해 2022년에는 미국 식품사업 매출을 4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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