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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24인실·男 2인실…성별 기질 파악해 교화하는 美소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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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6>24명의 소녀 한 방에 넣은 미국 소년원


폐쇄적 기실 女소년범은 공동생활

자살시도 줄이고 대화하게 만들어

男소년범은 모두 1~2인실에서 생활

동물과 정서적 교감 "관계형성" 교화


크레이그 슈밋 미국 펜실베이니아 아브락사스(Abraxas) 사립 소년원 원장이 여자생활관의 '오픈 베이(Open Bay)'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4명의 여자 소년범이 이곳에서 함께 잔다.
 

크레이그 슈밋 미국 펜실베이니아 아브락사스(Abraxas) 사립 소년원 원장이 여자생활관의 '오픈 베이(Open Bay)'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4명의 여자 소년범이 이곳에서 함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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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소년범들이 소년원 내 학교에서 그룹별로 수업을 받고 있다.

여자 소년범들이 소년원 내 학교에서 그룹별로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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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미국)=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좌우로 6개씩 늘어선 12개의 이층침대. 침대 위아래로 이름표가 하나씩 붙어 있다. 바닥에는 간단한 소지품이나 옷가지를 넣을 수 있는 바구니들이 놓여 있다. 방 안에서 희미하게 통나무 오두막집 냄새가 났다.


여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사우스마운틴에 위치한 소년원 '아브락사스(Abraxas)'의 여자생활관이다. 여자 소년범 24명이 함께 잠을 잔다. 24명을 한 곳에 수용한다는 점에서 수용 환경이 낙후했다고 생각할 만하다. 그러나 이 방식은 여자 소년범 특유의 폐쇄적 기질을 감안해 고안해낸 교화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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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20년간 일해온 크레이그 슈밋 원장은 "여자아이들에게 1~2인실을 주면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자살 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에 비해 관계 형성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형성된 관계는 확고하게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개방된 환경에서 다른 아이들이나 직원들과 언제든 마주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물리적 거리를 좁힌 것이다.


14~18세. 마약ㆍ강도ㆍ절도ㆍ폭행 등 범죄를 저지른 소녀들이다. 이들이 타인에게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이유에는 본인이 또 다른 범죄의 피해자이기도 한 배경이 있다. 대부분 가정폭력을 겪었고 성폭력을 당한 경우도 더러 있다. 슈밋 원장은 "다른 교화시설에서 쫓겨난 아이들도 많은데, 이곳에서는 대부분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마친다. 아브락사스의 개방된 구조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크레이그 슈밋 미국 펜실베이니아 아브락사스(Abraxas) 사립 소년원 원장이 남자생활관에서 기르고 있는 오리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크레이그 슈밋 미국 펜실베이니아 아브락사스(Abraxas) 사립 소년원 원장이 남자생활관에서 기르고 있는 오리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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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생활관 2인실 내부 모습.

남자생활관 2인실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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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남자 소년범 시설의 사정은 다르다. 소년원 본관 3층에서 생활하는 소년 장기수(14~15개월) 25명은 모두 2인실에서 생활한다. 대신 본관 3층은 추가로 오리 2마리를 가족으로 두고 있다. 부모를 포함한 어른과의 관계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동물과의 정서적 교감으로 관계 형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오리에게 밥을 주고 운동시키며 배변을 치우는 시간표를 만들어 책임감을 길러준다.


슈밋 원장은 "오리를 독수리나 매가 채갈 수 있으니 항상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시켜 자연스럽게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소년원 아이들은 달걀을 직접 부화시켜보거나 승마를 체험하는 등 동물을 통한 교감 능력 향상 교육을 받는다.


아브락사스는 사립 소년원이다. GEO그룹의 펜실베이니아 지부인 아브락사스는 이 주에만 교화시설 1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슈밋 원장은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각 프로그램의 어떤 요인이 심리와 행동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정확하게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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