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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중 1명 우발범죄…통제해줄 '내 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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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1> 처벌만이 능사인가…늘어가는 범죄소년

범행 길목 차단해줄 '완충' 작용 줄어
치열해진 경쟁도 소년범죄 부채질

4명중 1명 우발범죄…통제해줄 '내 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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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소년 강력범죄 증가 이유에 대해 범죄ㆍ심리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완충(buffering)'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범죄자유형 분석자료를 보면, 소년범죄자의 범행 동기 중 '우발적'이 26.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는 시기이기에 본인도 예상치 못한 사이 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범행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해 줄 '완충' 역할이 청소년 주변환경에서 줄고 있음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쉽게 말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소년들에게 '내 편'이 줄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가족으로 살던 시절에는 부모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 등 여러 대에 걸쳐, 또는 친척들까지 아이를 보호해주고 지지해주는 완충의 벽이 겹겹이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가족이 흩어져 사는 현재에는 이 같은 완충작용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영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들이 자기 통제력을 기르는 데 있어 가족의 감시ㆍ감독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부모가 아이들 곁에 있는 시간이 줄면서 그 보호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몸은 떨어져 있으면서 사이버상으로만 연결돼있는 인간관계는 결과적으로 소년에게 범죄의 기회를 늘려주는 측면이 있다. 조 연구위원은 "물리적 만남이 줄면서 대인범죄가 사이버범죄로 옮겨가고 범죄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범죄유형별 비율을 보면, '사이버 괴롭힘'(10.8%)이 '신체폭행'(10.0%)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 분위기도 소년 강력범죄가 느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임 교수는 "경쟁이 심하면 좌절은 더 커지는 법인데, 좌절한 사람은 반작용으로 더 성취지향에 매달리게 된다"며 "이에 따른 결핍ㆍ상실감ㆍ피해의식이 심해지면서 강력범죄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내에서 느낀 박탈감ㆍ상실감이 학교 밖 청소년 범행의 시작점이 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아이들의 봉사활동 시간을 늘리자는 의견이 나오면 학부모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공부시간이 부족하다며 반대한다. 학교 인성교육이 줄어들면서 학교가 해왔던 완충작용마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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