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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마저 불 끄는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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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초유의 계획정전…평일 오전·오후 나눠 최대 6시간씩
15년새 발전설비용량 13배 증가…극심한 가뭄에 水電 가동률 25% 그쳐
수출기업 우대 개혁조치 효과 상쇄…자영업자들 발전기 구입 전력공급, 태양광 발전 조기가동·확대 예상

지난해 말 본격 가동에 들어간 캄보디아 세산Ⅱ수력발전소 모습. 발전용량은 우리나라 최대 수력발전소인 충주댐 수력발전소와 맞먹는다.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는 주로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40년간 BOT 사업인 세산Ⅱ수력발전소는 중국화능집단공사(51%), 캄보디아 로얄그룹(39%), 베트남전력공사(10%)가 총 7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사진제공 = 캄보디아 정부)

지난해 말 본격 가동에 들어간 캄보디아 세산Ⅱ수력발전소 모습. 발전용량은 우리나라 최대 수력발전소인 충주댐 수력발전소와 맞먹는다.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는 주로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40년간 BOT 사업인 세산Ⅱ수력발전소는 중국화능집단공사(51%), 캄보디아 로얄그룹(39%), 베트남전력공사(10%)가 총 7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사진제공 = 캄보디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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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캄보디아에서 지난달부터 보름째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유의 계획정전이 이뤄지고 있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레아프시를 제외하고 평일 오전, 오후로 나눠 최대 6시간씩의 실시 중인 계획정전은 1993년 캄보디아 독립 이후 26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계획정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수력발전소 가동률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 발전으로 2010년부터 전력 수요가 연평균 18%씩 급증했음에도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가뭄, 가뜩이나 부족한 전력난 부추겨= 지난 10여년간 캄보디아는 전력 생산을 크게 늘려 외형적인 발전 용량만 놓고 보면 전력 자급자족에 근접했다. '2018년 캄보디아 전력개발 개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발전설비용량은 전년 말(2322㎿) 대비 14.1% 증가한 2650㎿, 발전량은 15.3% 증가한 9307Gwh를 기록했다. 지난 15년 사이 발전설비용량은 12.5배, 발전량은 11.4배 증가한 것이다. 수단별로는 수력(48.5%)이 가장 많고 이어 화력(석탄) 34.5%, 화력(석유) 1.9%, 재생에너지 0.5%다. 한때 전체의 60%를 의존했던 전력 수입은 14.6%까지 낮아졌다.


문제는 전체의 48.5%를 차지하며 의존도가 높은 수력발전이 건기에는 설비용량의 25% 정도밖에 가동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댐 용량이 턱없이 모자라 건기에는 발전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탓이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가뭄이 극심해지고, 건기도 길어지는 추세여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기업ㆍ자영업자는 아우성=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수출기업들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유럽연합(EU)의 무역특혜(EBA) 중단 가능성에 대비해 수출기업의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일련의 개혁조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계획정전으로 개혁조치의 효과가 상쇄되면서 수출업계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00달러(약 22만6600원)였던 3.5㎾짜리 발전기 가격이 계획정전 실시로 430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발전기를 사서 돌리고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시장에서 옷을 파는 한 상인은 "정전이 되면 시장 안이 어둡고 무더워 누구도 들어와 물건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고객이 70%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현지인도 "정전으로 반나절만 영업하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다급해진 캄보디아 정부는 ▲터키 발전선 임대 ▲전력 추가 수입 ▲태양광발전소 조기 가동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태국과 라오스의 경우 전력 공급량을 늘려주기로 했지만 베트남은 자국 사정을 들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라오스의 경우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더라도 송전선이 접경 지역까지만 연결돼있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편 이번 계획정전을 계기로 현재 전체 발전량의 1%에도 못 미치는 태양광발전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캄보디아 정부는 당초 연말로 예정됐던 6060㎿급 캄퐁스페우주 태양광발전소 중 20㎿를 4월 중 조기 가동하기로 했다. 이번에 부분 가동할 예정인 캄퐁스페우주 외에 다음 달 중 추가로 60㎿급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새 태양광 발전소는 입찰이 진행 중으로, 건설ㆍ운영ㆍ유지(BOO) 방식의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실제 가동 중인 태양광발전소는 10㎿급이 유일하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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