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핫피플]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식 개발 "튀김의 신 됐어요"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텐더’ 개발한 이종민 올반LAB 연구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주방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은 에어프라이어. 에어프라이어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각 식품업체의 제품 개발전략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뒤늦게 조리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에 골몰 중인 식품업체들 중에서도 일찌감치 이 시장을 겨냥해 선점에 나선 곳이 있다.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 올반LAB에서 냉동 가정간편식의 개발을 맡고 있는 이종민 연구원은 에어프라이어 전용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고 제품을 내놔 업계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해 11월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식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텐더'는 출시 두달 만에 1만봉 넘게 팔렸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것이 주효했다. 180~190도로 예열된 에어프라이어에 냉동 상태의 제품을 겹치지 않게 넣고 5~7분 동안 조리하면 치킨 전문점에서 갓 튀긴듯한 치킨텐더를 맛볼 수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불을 쓰지 않아 조리 과정이 간편하고 기름을 쓰지 않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에어프라이어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에 주목했다.

조리용 가전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 확신, 제품 기획단계부터 에어프라이어에 중점을 두고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로 냉동 제품을 조리하면 기름에 담가 튀기는 딥프라잉 방식보다 덜 바삭하다는 인식이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가장 많은 공을 기울였다.

밀가루와 전분가루 등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튀김 옷과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재료 자체의 지방과 수분을 이용해 튀기는 에어프라이어에서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 연구원은 "현미나 옥수수 등의 곡물 가루처럼 입자감이 풍부한 재료를 찾아 튀김 옷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백 번의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무엇보다 튀김 옷의 최적 비율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닭의 양이 어마어마했다"고 회고했다.

치킨텐더의 주 재료가 되는 안심은 닭 한 마리에 50g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인데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사용한 안심은 약 150kg에 달했다. 이는 닭 3000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연구원은 겉은 바삭한 대신 속은 촉촉한 치킨텐더의 맛을 극대화 하기 위해 국산 닭고기 안심을 버터를 넣어 개발한 염지제에 12시간 이상 숙성한 후 오븐 전용 파우더를 얇게 코팅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총 6개월, 수 백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탄생한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텐더는 각종 온라인몰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출시한 치킨의 담백함과 치즈의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올반 트리플치즈 닭다리너겟 후속 제품도 열풍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10%로 추산되는 에어프라이어의 가정 보급률이 장기적으로 30%까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용 제품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간편식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