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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남자목소리로 "택배 현관 앞에 두세요" 말하는 '응답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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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 뿐만 아니라 '대리 거절' 가능
여성 뿐만 아니라 노년층에서도 인기

일본에서 최근 보이스피싱 등 특수사기와 자택에 침입하는 강력 범죄가 전국에서 발생하면서, 남성 목소리로 일정 대사를 대신 응답해주는 '자동응답기'가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여성들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주문이 몰려들면서 초도물량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는 오사카의 아이디어 가전 회사 '라이슨'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전자기기 '응답군'에 대해 보도했다. 스마트폰만 한 크기에 16개의 버튼이 달려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30대 남성의 목소리로 각기 다른 대사가 재생된다. "네", "감사합니다" 등 인사말부터 시작해 "현관 앞에 놓아주세요", "택배함에 넣어주세요" 등 택배기사에게 쓸 수 있는 대사도 장착했다. 기기를 인터폰이나 문 앞에 가까이 대 들리게 하고 버튼만 누르면 되니 사용법도 간단하다. 이 밖에도 스토커 등에게 대응할 수 있도록 "또 오면 경찰 부릅니다" 등의 대사도 넣었다.

인터폰에 자동응답기 '응답군'으로 답변하는 모습.(사진출처=라이슨 홈페이지)

인터폰에 자동응답기 '응답군'으로 답변하는 모습.(사진출처=라이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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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처음에는 방범이 목적이었으나, 응답군은 마음이 약해 거절을 못 하는 사람들의 수요까지 겨냥했다. 일본에서는 거절을 대부분 에둘러 표현하기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것을 심리적 부담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집에 찾아오는 귀찮은 사람을 퇴치하기 위한 “돌아가 주세요”, 스팸 전화에 대처하기 위한 "이제 전화하지 마세요", "지금 좀 바빠서요" 등의 대사 등이다. 지인의 영업 전화 등 단호하게 끊을 수 없는 전화에 대비해 현관 벨소리도 넣었다. “잠깐 누가 온 것 같아서 끊어야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을 응답군이 만들어주는 셈이다.


응답군은 아이디어 회의에서 여직원이 “자취 중인데, 여자 혼자 사는 집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연예인이나 성우 등의 목소리를 대사에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비용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회사 차원에서도 고민이 이어졌다. 이때 목소리가 굵은 30대 후반의 회사 영업부장에게 시켜봤는데 오히려 ‘정말 집에 있을 것 같은 아저씨’로 현실감이 더해졌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응답군의 사용법 소개영상. '지금은 바빠서요'라는 거절 멘트를 탑재했다.(사진출처=라이슨 홈페이지)

응답군의 사용법 소개영상. '지금은 바빠서요'라는 거절 멘트를 탑재했다.(사진출처=라이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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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이후 반응도 뜨겁다. 혼자 사는 여성, 직장 때문에 아이를 혼자 집에 두는 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1주일 만에 첫 생산 대수 5000대가 전부 팔렸고, 업체에서는 추가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일본에서 지난달 전국적인 보이스피싱, 대규모 특수 사기가 늘면서 2월 주문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것은 노년층의 구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방범용보다 ‘거절하기 어려운 말을 대신해준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사투리 버전도 출시해달라’ 등의 제안도 늘어나는 상황으로, 업체는 다른 버전의 응답군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니케이는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택배 이용과 재택 업무가 늘어난 가운데 이러한 아이템은 앞으로도 주목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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