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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판다의 죽음과 양안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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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우호 상징 판다 대만해협 악화일로 걷고 있는 가운데 병사

[아시아경제 조영신 선임기자] ‘자이언트 판다(판다)’는 평화와 우호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판다는 중국 쓰촨성 고지대 대나무 숲에서만 서식하는 곰과 동물이다. 전 세계 1864마리만 남은 멸종 위기 취약 종이다. 한마디로 희귀한 동물이다. 중국은 이 귀한 판다를 외국에 종종 선물한다. 685년 측천무후 때 판다가 외교에 이용됐다는 문헌이 남아 있을 정도로 판다 선물 관행은 오래됐다.

사진=환구시보 캡처

사진=환구시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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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국 건국 이후 판다가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2년부터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그해 2월 중국을 방문, 마오쩌둥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마오는 베이징을 찾은 닉슨에게 판다 2마리를 선물했다. 양국 화해 무드는 1979년 1월 수교로 이어졌다. 양국 수교는 냉전 종식을 의미한다.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선물(희귀동물을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한 워싱턴 조약에 따라 중국은 1983년부터 임대 방식으로 판다를 선물하고 있다) 받은 국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한국과 러시아(구소련),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 일본, 북한 등 20개국이 안 된다. 중국 정부는 가까워지고 싶은 국가, 자국에 이익이 되는 국가에만 판다를 선물한다. 최근에는 월드컵이 한창인 카타르에 판다 한 쌍을 보냈다. 이후 중국은 카타르와 우리 돈 83조원어치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계약을 체결, 에너지 안보를 챙겼다.

해당국의 경제력도 고려 대상이다. 판다 한 마리 연간 대여료는 100만 달러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전용 사육장과 보험료, 사료비 등을 포함하면 대략 2100만 위안(한화 4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비용을 감당 못 해 돌려보내기도 했다.


지난 19일 중국이 대만에 선물한 판다 ‘퇀퇀’이 병사했다. 퇀퇀은 우여곡절 끝에 대만 땅을 밟은 판다다. 퇀퇀의 대만행이 결정된 것은 2005년이다. 후진타오 당시 주석은 롄잔 국민당 당수와 회담 후 판다 한 쌍(암컷 위안위안)을 대만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분단 후 첫 국공(국민당ㆍ공산당)회담이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 있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퇀퇀과 위안위안이 대만 해협을 건너는데 4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당시 집권당인 민진당이 판다의 대만 반입을 반대했다. 퇀퇀과 위안위안의 이름도 문제가 됐다. 퇀퇀과 위안위안의 이름을 합치면 퇀위안이 된다. 중국어로 ‘재회’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민진당이 중국의 통일 정치 공작으로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퇀퇀과 위안위안은 2008년 12월 국민당이 집권한 후 대만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대만 민진당이 독립을 추진하면서 양안(중국ㆍ대만) 관계가 악화일로다. 시진핑 주석은 무력 통일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고, 중국 견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대만이 민주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간 화약고가 됐다.


참으로 공교로운 시점에 판다 퇀퇀이 죽었다. 앞으로의 양안 관계를 암시하듯 말이다. 퇀퇀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하는 호사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중국 외교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패권에 관심이 없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국가는 많지 않다. 대만과의 통일은 패권국(G1) 지위를 차지한 후 검토해도 늦지 않다.






조영신 국제부 선임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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