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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용인은 어쩌다 시장의 무덤이 됐나

최종수정 2022.05.20 14:10 기사입력 2022.05.20 12:00

이경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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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용인시의 인구는 10만명도 안 됐다. 경부고속도로가 생기고 개발 광풍이 불면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지금은 107만명의 특례시가 됐다. 농업도시, 도농복합도시 용인은 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들어서고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물류 허브이며 대단지 아파트와 골프 8학군, 에버랜드가 상징이 됐다. 용인의 또 다른 이름은 ‘시장들의 무덤’이다. 이번에 재선에 도전한 현 시장을 빼고, 용인 역대 시장들은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됐다. 민선 1기(건설업체 뇌물), 2기(아파트 재건축 비리), 3기(용인경전철 사업 관련 비위), 4기(인사비리), 5기(건설업체 청탁 및 금품) 등이 모두 불명예를 안았다. 민선 6기 정찬민 시장은 2018년 퇴임한 이후 국회에 입성했지만 제3자 뇌물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됐고 현재는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건설 관련 비리였다.


인구 2만6381명(2022년 기준)의 초미니 지자체 경남 의령군과 인구 6만이 넘는 전남 화순군은 ‘군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의령군은 2010년 이후 당선된 군수들이 내리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공금을 빼돌려 선거자금으로 쓰거나, 조폭을 시켜 부정적 기사를 쓴 기자를 협박하거나, 성범죄 혐의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화순군의 경우 부부 군수, 형제 군수, 그리고 연이은 낙마라는 ‘흑역사’를 안고 있다. 2002년 취임한 임호경 군수가 취임 한 달도 안돼 선거법 위반혐의로 나중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그의 부인이 보궐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에는 전완준 후보가 당선됐지만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군수직에서 물러났다. 그 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그의 형이 당선됐다. 그 역시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홍의식 군수도 뇌물수수로 구속됐다. 이후 재선을 한 현 구충곤 군수는 이번 선거에는 불출마했지만 그의 측근인 비서실장과 총무과장 등이 관급공사를 몰아주는 대가로 뇌물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이들 지역 말고도 흑역사와 잔혹사를 써갔거나 써가는 지자체는 많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당선자는 139명이었다. 낙선자를 포함한 총 입건자는 4207명. 구속기소자 56명을 포함해 총 180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3월 세계일보의 보도를 보면, 1995년 시작된 민선 1기부터 2017년 민선 6기까지 선거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단체장은 모두 364명이었다. 이는 이 기간에 선출된 단체장(1474명)의 24.7%에 달한다. 민선 1∼6기 동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단체장은 114명(7.7%)이었다.


지자체장의 자리는 누구에겐 요람, 누군에겐 무덤이 된다. 지방의 일꾼으로 착실하게만 일한다면 재선, 삼선도 가능하다. 인사권과 인허가권은 독이 든 성배다. 이것만으로도 지역 관가와 경제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대선에 나갔던 이도, 국회의원을 지낸 이도 ‘지역일꾼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지는 자리다. 사람도, 정책도 보지 않은 채 색깔(정당)만 보고, 학연, 혈연, 지연을 보고 투표장에 나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간다. 개발에 눈 먼 자들의 돈 잔치가 됐던 대장동 사태의 피해자도 결국 지역주민들이었다.

이경호 사회부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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