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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59조→33조…당정, 나랏돈 지출 '의도적 축소'했나

최종수정 2022.05.13 14:05 기사입력 2022.05.13 11:10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안 당정협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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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33조원+알파(α)→ 59조4000억원.


윤석열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규모가 하루 새 20조원 이상 널 뛰었다. 지난 11일 당정은 2차 추경안 규모로 33조원+α를 제시했다. 그런데 다음 날 정부가 발표한 규모는 60조원에 육박했다. 내용을 모를 리 없는 당정이 전날 26조원이나 줄인 숫자를 먼저 공개한 것이다.

설명은 이렇다. 국가재정법에 의해 초과세수로 인해 지방으로 보내는 금액(지방교부금 23조원)을 제외한 일반지출은 36조4000억원이며 이를 포함한 추경 총액은 59조4000억원이라는 게 기획재정부 설명이다. 당정이 마치 ‘추경 총액’인 것처럼 발표했던 수치는 이 일반지출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용어 오류’다


단순 실수일까? 그렇지 않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정 발표문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며 "교부금을 제외한 실질적 소상공인·방역 지원 규모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결국 ‘의도적 오류’라는 설명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지난 1차 추경(16조9000억원)과 합쳐 ‘공약대로 50조원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을 것이다. 기재부는 ‘물가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면서 동시에 역대 최대 규모의 ‘돈 풀기’에 나서는 정책적 모순 행위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는 자칫 사소해 보이지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급격히 불어난 재정지출에 대해 교묘하게 ‘국민 눈 가리기’를 한 꼴이기 때문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를 돌아본다. 감투 쓴 경제관료들은 어려운 민생 현장을 애써 외면하고 끝까지 자화자찬했다. 특히 ‘한국의 집값 상승률은 5.4%에 불과하다’(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는 발언은 집값으로 고통받던 국민들의 복장을 뒤집어놨다.


새 정부에선 이런 행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좋은 면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만, 아픈 부분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했다.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 새 정부 경제팀은 국민에 정책과 그 결과를 정확하고 솔직히 밝혀야 한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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