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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유로화 커버드본드 성공적 발행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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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유로화 커버드본드 성공적 발행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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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주택담보대출을 공급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 요인을 꼽으라면 무엇일까. 답은 너무 분명하다. 양질의 자금 조달이다. 자금 조달의 특성은 그대로 주택담보대출에 반영되며 주택담보대출의 질을 좌우한다. 자금조달과 주택담보대출의 성격이 유사하지 않으면 리스크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줄 수 없고 단기로 자금을 빌려 장기로 대출을 해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일반적으로 저리·고정금리·장기 대출을 양질의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한다. 낮은 금리는 매월 이자 금액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고정금리는 시장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아 가계의 안정적인 재정 관리에 용이하며, 만기가 길어질수록 월 상환금이 줄어들어 부담이 적고 주택처분을 고려할 때도 주택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양질의 주택담보대출에 부합하는 자금조달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금조달의 반대편에 있는 투자자는 발행사의 신용등급, 만기, 담보, 사업전망 등을 바탕으로 채무상환능력에 누수가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 투자를 하고 투자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거나 투자를 포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를 낮추거나 장기로 돈을 차입하는 것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2년 연속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했다. 커버드본드, 마이너스 금리, 생소한 말들 때문에 단번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하게 주택금융공사가 유럽 등 해외투자자들에게 우량한 신용과 담보를 토대로 거의 공짜로 돈을 빌렸구나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그렇다면 공짜로 돈을 빌리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마이너스 금리가 가능한 이유는 첫 번째 유럽의 중앙은행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커버드본드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커버드본드는 투자자에게 상환 능력을 보다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채권 발행기관에 대한 상환청구권 외에 별도로 우량한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는 채권이다. 투자자는 발행기관에게 먼저 투자금액에 대한 상환을 청구하고 회수가 되지 않을 경우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처분해 회수할 수 있다. 이렇게 상환의 안정성을 높였기 때문에 채권 발행기관의 신용등급(AA)보다 높은 AAA등급을 부여받아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으며 장기로 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한 가지 특이할만한 점은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이라는 것이다. ESG 채권은 친환경 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채권인데, 주택금융공사는 무주택 서민 중심으로 정책모기지를 공급해 국민의 주거안정 및 가계부채 구조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ESG 인증을 획득했다. ESG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두텁고 투자요소로서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책임 투자자 수요가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금리를 낮추는데 긍정적인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는 커버드본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무주택 서민의 주택담보대출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004년 창립 이래 저리·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 원동력 중 하나는 해외 커버드본드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안정적인 조달수단을 확보하고, 주택금융공사 사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 및 발행구조 개선 등을 통해 스프레드(가산금리)를 꾸준히 낮춰온 노력일 것이다.


해외 커버드본드로 조달한 자금은 아직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을 확장해 갈 수 있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양질의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많이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층 더 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설인배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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