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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nudge리더십] 음악에 귀를 쫑긋하고, 손가락이라도 까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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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으로 공감하고 반응하는 모습으로 커뮤니케이션

[쓱nudge리더십] 음악에 귀를 쫑긋하고, 손가락이라도 까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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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면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금부터 작은 과제를 하나 줍니다. 음악을 하나 들려주겠습니다. 약 3분 정도 듣는 동안에 긴장은 풀고 자세나 행동은 마음대로 하여도 됩니다. 그리고 음악이 끝나면 그 소감을 나눠드린 용지에 2가지씩만 적어 주기 바랍니다.”


지난 3년전쯤에 색다른 면접법을 채택했다. 동남아에 나가 1년동안 현지어 연수를 받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시키는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양성과정에 참가할 연수생을 뽑는 면접 중의 일부이다. 김우중 사관학교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과정은 1년동안의 연수에 드는 2천만원의 비용을 전액 지원하며 졸업과 동시에 전원 취업을 하며 연봉 4,000만원 수준이 보장된다. 지난 10여년간 1,300여명을 배출한 한국 최고수준의 명품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약 2,000시간의 교육을 1년동안 전원 현지 합숙으로 공부하는 것은 조직생활을 통한 인성, 그리고 직무 교육과 현지언어 교육 때문이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언어는 배우기가 까다롭다. 현지어 공부에 큰 비중을 두는 이유는 현지인들에게 일을 가르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취업한 회사의 중간관리자(manager)로서 가장 큰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면접은 구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말하는 언어 이전에 상대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공감능력’과 몸으로 ‘반응하는 능력’을 보고자 준비한 면접이었다. 들려주는 음악에서 느끼는 리듬에 머리를 끄덕이거나 손끝을 까딱거리고 흥얼거리며 따라하거나 반응하는 것에 점수를 주도록 설계하였다.


첫째, 음악은 지역이나 국가의 문화를 반영한 소리이며 생활 그 자체이다. 특정 지역의 음악을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받아들이는 모습은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같은 문화적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거나 같이 동화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중에 다른 사람이 비슷한 분위기에 젖는 모습을 보거나 비슷한 동작을 보일 때 급속하게 가까워진다. 직접 서로 말을 걸고 오가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둘째, 언어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중 하나로 입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단어와 문장도 중요하지만 먼저 보여주는 얼굴 표정, 바디 랭기지, 목소리 톤 등의 비언어적 요소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이자 UCLA의 교수의 이름을 딴 ‘메라비언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처음 만나는 경우에 상대에게 맨 먼저 인지되는 시각 정보가 다음에 따라오는 모든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는 초두(初頭)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동남아 현지인끼리 즐기는 음악을 듣는 모습이나 리듬이나 장단에 맞춰 춤추거나 어울리는 적극적인 인상은 이후에 직접 나누는 말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된다. 현지어 습득이나 생활 속 발전 가능성을 미리 챙겨볼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데에는 문화적 교류만한 것이 없다. 최근에 경영자층이나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MZ세대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여러 이론적인 방법보다 그들의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그냥 흥얼거려 보거나, 가사를 이해하고 같이 불러보거나 같이 춤추고 환호성을 울려보면 금방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녀들이 듣는 음악이 있으면 ‘쓱’ 손을 내밀어 이어폰을 나눠서 같이 들으며 머리를 끄덕여 보고, 손으로 래퍼의 흉내를 내어 보는 것이다. 친하고자 하는 노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들어가는 효과가 생긴다. 부하직원들이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이 있으면 한 번 배워 같이 놀아보자. 브릭게임으로 유명한 레고(LEGO)사가 게임을 크고 쉽게 하기 보다는 더 작게 쪼개고 어렵게 하였다. 아빠나 엄마와 같이 풀어가도록 하여 집중도와 성취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변신하여 컴퓨터나 모바일 게임이 대세인 시대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앞에서 말한 방식이 면접에서 판단한 점수와 취업 4,5년 이후 근무 성적의 상관관계도 한 번 분석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크게 아쉬웠다. 면접자들이 어찌 할 줄을 모르며 면접의 변별력이 전혀 없었다. 우리 청년들의 편향된 공부와 생활이 안타까웠다. 이런 류의 면접으로 즐겁게 사람의 잠재력을 판단하는 때가 오면 좋겠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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