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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땡전뉴스와 나치즘

최종수정 2021.04.06 11:17 기사입력 2021.04.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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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독일 총선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유태인 소녀를 끌어안고 찍은 사진[이미지출처=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 홈페이지]

1933년 독일 총선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유태인 소녀를 끌어안고 찍은 사진[이미지출처=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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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과거 1980년대 정부 편향적인 방송뉴스를 ‘땡전뉴스’라 부른 적이 있다. 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시보방송의 효과음인 "땡" 소리가 끝나자마자 뉴스진행자가 어용방송을 시작했다고 해서 붙은 용어다. 주로 아시아 지역의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관영언론들의 무비판적인 보도를 비판할 때 쓰는 용어로 굳어져왔다.


그러나 정작 땡전뉴스의 개념은 물론 시보방송 효과음 자체가 처음 만들어진 곳은 독일이었다. 시보방송에 반드시 효과음을 넣도록 만든 인물은 독일 나치당의 선전부장인 요제프 괴벨스로 알려져있다. 괴벨스는 심리학적으로 그 소리가 사람들의 관심을 순간적으로 집중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라디오 방송의 원칙으로 정착시켰고, 1933년 처음 시작된 이 효과음은 아직까지도 전세계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매 시간 뉴스로 정책을 보도하는 것도 나치당이 처음 시도한 전략이었다.

땡전뉴스 뿐만 아니라 나치당이 이용했던 갖가지 선동 전략들은 오늘날 선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정치인들이 선거철마다 시장을 방문해 서민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거나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을 끌어안고 사진을 찍는 관행도 나치당이 역사상 처음으로 착안한 선거전략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때까지 유럽에서 남성 정치인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장군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나치당은 1차세계대전을 겪은 뒤 전사한 아버지의 얼굴조차 모르고 살아온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자상한 아버지의 이미지가 선호된다는 것을 포착하고 전략을 여기에 집중했다.


실제 1933년 총선 당시 선거포스터 속 아돌프 히틀러는 대규모 친위대의 호위를 받는 강력한 독재자의 이미지가 아니라 유치원 아이들이나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는 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져있다. 심지어 나치당은 세계 최초로 동물보호법까지 만들어 총선 승리 후 곧바로 시행령까지 내렸다. 동물학대금지와 반려동물에 대한 장례까지도 모두 나치당의 선거 전략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정작 나치당의 핵심 공약이라 할 수 있는 대외침략전쟁과 유태인 학살 등 굵직한 현안들은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권 전까진 대외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표심을 좌우하는 중도층을 아우르기 위해 최대한 안정적이고 자상한 이미지를 히틀러에게 투영시키고자 노력했던 나치당의 선거전략은 아직도 전세계 선거판에서 승리의 공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선동의 기본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데 있다"던 괴벨스의 말은 여전히 의미심장하다. 독일 시민들의 실패를 역사를 통해 배워온 전세계 유권자들은 매 선거 때마다 갖가지 공약과 정책들 속에 숨어있는 본모습을 살펴 신중하게 한표를 행사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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