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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10> 암에 관한 불편한 진실

최종수정 2021.04.02 12:00 기사입력 2021.04.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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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10> 암에 관한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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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나라는 물론 온 세상을 꼼짝 못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서운 질병을 꼽으라면 첫째 자리는 암의 몫이 될 것이다. 전염병은 얼마 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나가고 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사라지기 마련인데, 오랫동안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암의 지위는 좀처럼 흔들릴 것 같지 않다.


미국에서는 닉슨 대통령 시절인 1971년에 국가 암법(National Cancer Act)을 제정하고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까지 암을 정복하기 위하여 많은 돈과 노력을 투자하였는데,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암의 위력은 크게 꺾인 것 같지 않다. 2019년 미국의 암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21.0%를 차지하여 23.1%를 차지한 심장질환 다음으로 많았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에서는 조기 검진과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의 지원 비중을 높여 암과 관련한 국민 부담을 대폭 줄였다. 언론에 수시로 보도되는 새로운 암 치료 기술에 대한 성과와 높아진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암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상당히 기여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암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2020년 말에 발표된 2018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신규 암 발생자는 2000년 10.3만 명에서 2015년 21.8만 명으로, 2018년 24.4만 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국민들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7.4%나 된다. 최근 5년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3%로 10년 전의 54.1%보다 1.3배 높은 수준이며, 미국이나 영국보다 대체로 높다.


이 통계에서 보듯이 우선 새로운 암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금도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남자는 39.8%, 여자는 34.2%나 되는데, 더 높아지면 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구나 5년 생존율이 4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폐암과 담낭 및 담도암, 췌장암이 늘어나고 있고, 간암은 늘지는 않지만 줄지도 않고 있다.

암 5년 생존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점은 다행이긴 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므로 그다지 자랑할 만한 일이 못된다. 여전히 5년 상대생존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암이 많다.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2.6%에 불과하여 췌장암에 걸리면 5년 뒤에 살아남는 사람이 여덟 명에 한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담낭 및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8.8%, 폐암은 32.4%, 간암은 37.0%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정책적으로 암 조기 검진을 장려하면서 옛날보다 초기에 발견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초기에 발견되면 중기나 말기에 발견되는 사람에 비해 치료기술의 발전과 관계없이 생존기간은 당연히 길게 나타나므로 치료 효과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암 등록 통계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해마다 암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통계청의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사망자는 2000년 5.8만 명에서 2010년에는 7.2만 명, 2015년 7.7만 명, 2019년에는 8.1만 명으로 늘었다. 전체 사망자에서 암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이후 대체로 27~28%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암 사망자의 연령이 낮은 것도 문제다. 2019년 암 사망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전체 사망자 8.1만 명 가운데 50세 미만 사망자가 5.9%나 되며, 60세 미만은 18.5%, 70세 미만은 39.4%나 될 정도로 조기 사망자가 많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50세 미만은 4.9%와 7.6%, 60세 미만은 17.7%와 19.8%, 70세 미만은 41.3%와 36.5%로 젊은 나이에 죽는 사람이 너무 많다.


연령별 사망자의 사망원인에 있어서도 거의 전 연령대에서 암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문제다. 10대와 20대, 30대의 경우에만 암은 자살에 이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외의 연령대에서는 모두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는 암 사망자와 관련한, 이러한 불편한 진실들을 알리고 싶지 않겠지만, 조기 검진을 장려하고, 5년 상대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암 치료 기술의 발전은 과학자들에게 맡겨두고, 국가는 전체 암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암 사망자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적극 알려서 정책의 축을 적극적인 예방으로 옮겨야 한다. 걸린 다음에 낫기 어렵다면, 안 걸리도록 노력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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