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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의 딜레마

최종수정 2021.02.22 14:15 기사입력 2021.02.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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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의 딜레마

박상병 정치평론가


이번에도 정책 선거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임기 1년 남짓한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이기에 비중 있는 정책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가 내놓는 정책공약이 얼마나 허술한지 잘 안다. 그래서 정책공약에 대한 신뢰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이런 사실을 후보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경쟁적으로 정책공약을 내놓는다. 자신을 알리고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국민의 시선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 밖의 무책임한 공약들이 쏟아지는 배경이라 하겠다.

정책공약에 대한 불신보다 심각한 것이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후보단일화’ 논란이다. 후보자 본인과 자신이 속한 정당의 비전이나 정책보다 후보단일화에 사활을 거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후보단일화 없이는 승리하기 어려운 쪽에서 먼저 치고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대표적인 경우다. 마치 후보단일화를 위한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최근의 사례들은 결국 ‘형해화된 정치’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정치의 빈곤’이요, 그들만의 리그와 다름없다.


문제는 이에 대한 제1야당 국민의힘의 대응이다. 그동안 후보단일화 논란에 끌려다니며 귀한 시간만 허비했다. 그러다 당내 후보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선을 그은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허비한 시간은 참신한 후보들을 발굴하지 못한 원죄가 돼버렸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지금의 현실은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도 당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국민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안 예비후보(또는 금태섭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호언대로 ‘3자대결로 가도 좋다’라는 결론이 나면 모를까, 대부분 후보단일화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결정적인 딜레마를 감수해야 한다. 103석 국민의힘의 예비후보가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의 안 예비후보에게 진다면, 제1야당의 위상은 ‘코미디’가 되고 만다. 비대위 10개월 동안 뭘 했느냐는 불만과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지지층 결집에도 불리하다. 자칫 부산시장 선거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국민의힘의 예비후보가 승리한다면 외연 확장에서 근본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도로 새누리당’으로 복귀한 그들에게 중도의 표심이 선뜻 다가서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도층 분화로 이어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이긴다면 엄청난 일이지만, 설사 지더라도 아예 후보조차 내지 못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년 대선을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내는 것은 필수다.


국민의힘이 직면한 후보단일화 문제는 자칫 당을 큰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상 과정의 힘겨루기에서는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이 불리하다. 덩칫값도 못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기면 다행이지만 질 경우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따라서 당초 후보단일화 프레임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었다. 내년 대선을 보면서 자강(自强)과 인적 혁신에 더 집중해야 했다. 많이 늦긴 했지만 아직도 시간은 있다. 정권 교체가 목표라면 눈앞에 닥친 전투만 봐서는 안 된다. 소탐대실의 우는 너무나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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