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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VR 저널리즘 : 사회문제에 대한 생생한 공감

최종수정 2021.02.22 11:00 기사입력 2021.0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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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VR 저널리즘 : 사회문제에 대한 생생한 공감


최근 MBC는 창사 60주년 기념으로 가상현실(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2를 방영했다. 지난해 방영한 시즌1에서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던 VR 영상은 희귀 난치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7살 딸을 만나 해주지 못했던 말을 하고 생일을 함께 축하해주던 엄마의 모습이 많은 감동을 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시즌2의 1, 2부는 시즌1과 유사하게 떠나보낸 가족을 기술을 통해 다시 만나는 경험을 보여줬다. 4년 전 아내를 병으로 떠나보낸 남편과 엄마를 잃은 다섯 자녀의 일상을 보여주며 그들이 추억을 공유하는 모습과 함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던 아내와 엄마를 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과정을 그렸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상의 세계에서 아내와 재회한 남편과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기술에 기반하지만 휴먼 다큐멘터리라는 제목처럼 기술을 통해 인간의 모습과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가족 구성원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사망했던 故 김용균씨를 일반인이 만나는 3부 ‘용균이를 만났다’는 기술의 활용과 의미에 대한 고민을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비정규직으로 혼자 근무하다 불행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씨를 우리는 뉴스를 통해 접했지만, 수많은 사고 중 하나로 여기며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오히려 불편한 감정을 갖기 싫어 회피해왔다.


아들을 떠나보낸 후 전단지를 돌리며 관심을 호소하고 국회 앞에서 단식을 하며 노동법 개정을 촉구하던 김씨 어머니의 간절함은 사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에게 잘 전달됐을까. 기술로 구현된 그의 일상과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접한 주부, 대학 강사, 학생, 취업준비생 등 일반인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가상 세계에서 만난 김씨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히 살아가는 누군가의 가족이자 평범한 이웃이었고 그의 불행한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시리아 등 내전 지역 난민 어린이들의 절규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난민 다큐멘터리 등 해외에서도 VR를 통해 실제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몰입감을 느끼도록 하는 VR저널리즘이 활용되고 있다. ‘용균이를 만났다’는 VR의 장점인 현장감과 몰입도뿐만 아니라 취재를 통한 스토리텔링이 입혀져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지만 각자 바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VR저널리즘은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회문제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공감하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는 하나의 방식으로써 가능성을 보여준다. 초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기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중요한 지점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문제에 대한 생생한 공감은 해결을 위한 초석이며 새로운 실험에만 그치지 않는 VR저널리즘을 기대해본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대학원 교수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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