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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통령은 언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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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통령은 언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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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8년 유럽에 창궐한 흑사병은 4년만에 유럽에서만 25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인류 최악의 전염병 중 하나다. 당시 새부리 모양의 마스크를 뒤집어쓴 의사의 모습 역시 유명하다. 의사들은 새부리 모양에 각종 약재나 허브를 넣어 전염병을 막고, 가지고 다닌 지팡이를 이용해 환자와의 직접접촉을 피했다고 한다. 오늘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의료진들이 방역복으로 무장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실제 감염을 얼마나 피했을지는 의문이다.


당시 유독 흑사병에 잘 걸리지 않았던 유대인들은 ‘일부러 흑사병을 퍼뜨렸다’는 의심으로 인해 핍박을 받았다. 유대인들이 전염병에 강했던 것은 손을 자주 씻으라는 유대교 율법 때문이었다. 기독교인들 중에서는 채찍질 고행단이 등장했다. 흑사병은 신이 내린 벌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채찍질을 함으로써 전염병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

670여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쳤지만 이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전염병에 대응하는 인류가 과거와 달리 과학을 무기로 갖고 있어서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백신을 개발했고,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스크 착용, 손 잘 씻기, 거리두기 등 방역에 필요한 행동지침도 꽤 효과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이번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미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영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60여개국에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지난 20일 기준 전체 인구 860만명 가운데 29.8%가 백신을 맞았다. 이스라엘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두 차례 맞은 경우 98%에게서 항체가 생성됐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백신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나라의 정상들도 가장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공개접종에 나선 정상들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등 10명에 이른다. 각국 정상들이 백신 공개접종을 선택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우선,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국가원수로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백신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백신을 맞아야 한다. 또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상이 먼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점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선순위부터 먼저 접종하고, 나중에 일반 국민과 함께 접종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높아져 기피하는 상황이 되고,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면 그것(1호 접종)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선 의료진과 노약자가 우선적인 접종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답변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다음달 초에 5만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감염병 전담병원 의료진에게 투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말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요양병원 종사자와 고령층에게 접종한다. 백신 접종을 두고 누가 먼저, 어떤 백신을 맞을 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것은 분명하다.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정파적 이해관계나 내 식구 챙기기 같은 행태를 차단하는 과학적·상식적인 기준을 만들고, 이 기준에 맞게 실행하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권력을 쥔 사람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과학적인 것이 공정한 것이다.




조영주 4차산업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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