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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포스트코로나 원년…중기재정운용에 쏠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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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다음달 정부 예상대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포스트코로나’는 가시권에 접어들게 된다.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재정만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건전성을 따지기 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더욱 투입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정부의 재정적자는 100조원에 육박했는데, 경기침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적자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재정 투입 의지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주재한 회의에서 엿볼 수 있다. 기재부는 향후 5년간 국가재정 운용을 구상하기 위해 민간전문가들을 초청해 회의를 가졌다. 올해를 포스트코로나 원년으로 본다면 정부의 중기재정 기조는 재정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의는 방향설정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진행됐다. 산업, 복지 등 주로 지출분야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재정건전성을 챙기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 ‘위기 극복과 경제반등의 원년’이라는 기재부 차관의 이날 발언도 ‘실탄’ 확보 보다는 씀씀이를 어떻게 할지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짐작케 했다.


나랏빚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재정투입에 너무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위기가 현재진행형이고 재정을 마중물로 한 경제살리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앞장서서 건전성을 챙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의 재정 대응은 과거보다 과감해졌다. 경제살리기라는 목표에 보다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것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응과정에서 만들어진 실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은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재정을 투입했지만 곧바로 재정악화를 우려해 자금을 회수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졌고 회복기미를 보이던 유럽경제는 다시 고꾸라지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 때문에 EU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재정이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재정적자를 유지한다’는 EU의 재정규칙 준수 의무도 한시적으로 포기한 상태다. 그만큼 예산을 투입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코로나19사태를 완벽히 빠져나올 때까지 재정 투입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정확한 원칙은 지켜야 한다.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그것이다. 승수효과가 높은 곳에 재정을 풀어 선순환을 유도하고, 어려운 계층을 지원해 복지를 실현하는 게 결국 재정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재정 집행 결정 방향은 그렇지 않다.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은 대상을 확대하다보니 당초 대비 3배를 웃돌았고, 4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은 예상보다 강하게 퍼지고 있다. 정치권이 추진하면 정부는 따라가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재정을 알뜰히 쓰겠다는 원론은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얘기다.


올해 재정투입은 중기재정운용의 방향성을 가늠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일년의 선택이 5년을 좌우하는 시점에 서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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