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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돈 푸는 일에도 원칙이 있다

최종수정 2021.01.12 14:59 기사입력 2021.01.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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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돈 푸는 일에도 원칙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코로나 지원금 논쟁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이 유명 정치인이거나 경쟁 관계라서가 아니다. 늦었지만 극성을 부리는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에 제동이 걸리나 하는 기대 때문이다. 정 총리는 코로나 지원금을 전 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하자는 이 지사의 단골 요구를 단칼에 거부했다. 정 총리는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재난지원금을 지역 화폐로 풀자는 이 지사의 단골 주장도 ‘막 풀자’는 공정하지 않다며 ‘잘 풀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정 총리의 주장에 공감한다며 물러섰지만 억울할지 모른다. 문 정권의 정책은 이 지사의 주장과 다를 바가 없고 오십 보냐 백 보냐의 차이인데 이 지사만 포퓰리스트로 비추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포퓰리즘은 국민에게 손해만 끼친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평화경제 등은 이름과 정반대였다. 소득주도성장은 재정적자와 고용의 악화, 공정경제는 양극화와 불평등 증가, 평화경제는 안보 불안으로 돌아왔다. 이런 문제를 국민이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에 코로나가 터지자 포퓰리즘은 더 기승을 부렸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이 지사는 정권 내부에서 포퓰리즘 경쟁을 일으켰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다 기본 주택, 기본대출을 주장하며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라고 포장했다. 이에 뒤질세라 여당은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고 이에 대한 비판은 경기부양책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고 경기침체만 길어졌다. 재난지원금 덕분에 문 정권은 작년 4월 총선에서 압승했으나 국회를 장악한 힘으로 임대차보호 3법 등을 통과시켰고, 결국에 집 없는 저소득층은 전·월세 가격까지 폭등해 더 곤경에 빠졌다.

코로나 처방이 포퓰리즘에 빠지면서 저성장-고실업-양극화는 커졌다. 경기회복과 고용 확대는 생산이 증가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문 정권은 생산의 주체인 기업을 때리기에 힘을 쏟았다. 공정경제로 포장된 기업규제 3법과 노동기본권으로 미화한 노조 특권 3법에다 책임을 기업주에 다 뒤집어씌우는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통과시켰다. 또 소득감소와 고용 감소를 불가피하게 만드는 주52시간제와 전 국민고용보험제를 코로나 와중에 강행했다. 이런데도 일부 대기업은 코로나로 빨라진 기술과 산업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장을 회복했다. 하지만 고용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방향을 잃고 추락했다. 또 근로자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소득이 올라갔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빈곤층이 되었다. 결국에 코로나 포퓰리즘은 산업과 노동을 K자 형태로 양극화까지 키웠다.


돈 푸는 일에도 원칙이 필요하다. ‘더 풀자’와 ‘덜 풀자’, ‘막 풀자’와 ‘잘 풀자’보다 앞서는 일은 ‘낭비하지 말자’다. 정부는 돈 풀기 전에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부터 따져야 한다. 한국은 가계부채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고 기업부채도 위험 수위를 넘은 마당에 최후의 보루인 정부마저 부채 증가가 가장 빠르기에 더욱 그렇다. 재정 낭비는 빚이고 가계와 기업이 갚아야 할 세금이다. 포퓰리즘은 재정 낭비를 미화하고 비판에 대해서는 부자가 세금을 더 내면 된다고 거짓말을 한다. 포퓰리즘으로 부자는 줄고 빈곤층이 더 늘어나 결국에 재정이 고갈되고 경제위기가 온다. 정 총리와 이 지사는 이런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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