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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조원태의 '1+1'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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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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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1+1' 단순 덧셈으로는 정답이 '2'다. 기업 경영에서는 이 덧셈식이 잘 통하지 않는다. 어떤 기업을 인수(M&A)하면 기업의 외형과 실적, 기업가치가 최소 2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합리적 기대다. 제대로 시너지를 창출하면 합이 3이나 그 이상이 되기도 하지만, 실패하면 1.5가 되거나 1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부실 기아차를, SK그룹은 위기에 처한 하이닉스를 인수해 명실공히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룹 전체가 부실화되면서 대우건설은 물론, 캐시카우(Cash-Cow)였던 아시아나항공 까지 토해내는 상황에 처했다. M&A에서는 화려한 승자라 하더라도 인수 전 혼자만도 못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 ' 초대형 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를 손에 거머쥐는 조원태 회장의 '1+1'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보유 항공기 수는 대한항공 163대, 아시아나항공 81대로 통합 시 244대로 늘어난다. 이는 일본 2대 항공사인 JAL(241대), 싱가포르항공(203대)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여기에 계열 저가 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항공기 수 60대를 더하면 304대로 늘어나, 일본의 ANA홀딩스 수준(303대)이 된다.

두 항공사의 항공기를 포함한 보유 자산 규모는 40조원을 넘어서고, 연간 매출은 20조원에 이른다. 규모로는 어디에 내놓아도 남부럽지 않은 글로벌 탑 티어(tier) 항공사로 부상한다. 글로벌 순위 20위권 밖에 있던 대한항공 이 단숨에 10위권 항공사로 이름을 올리는 셈이다.

하지만 재무적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우려스럽다. 두 항공사의 합산 차입금은 25조원,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9년 3조원, 2020년 1~9월까지 2조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두 항공사 모두 적자 상태다. 두 항공사의 합산 연간 순손실 규모가 1조4000억원을 넘어선다. 추세대로라면 자기자본을 매년 1조4000억원씩 까먹는 회사가 탄생하는 것과 다름없다.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현재 58%인 아사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100%에 이른다.

이를 우려해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두 항공사에 대한 신규 자본 투입을 계획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에 3자 배정 유상증자와 교환사채(EB) 인수로 8000억원을 지원하고, 대한항공 한진칼 이 참여(7300억원)하는 주주배정 증자로 2조5000억원의 자본을 수혈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은 다시 3자 배정 증자와 영구채 발행으로 1조8000억원어치의 자본을 늘린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 자본이 투입되면 재무상황이 다소 개선된다. 자본 확충으로 두 항공사의 합산 자기자본은 3조8400억원에서 6조3400억원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927%에서 561%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300%를 잘 넘지 않는 글로벌 상위 항공사들에 비하면 여전히 재무적으로 취약하다. 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자본을 계속 까먹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부채비율 1000%를 향해 다시 달려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싼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경영 환경도 좋지 않다. 악조건 속에서 조 회장은 약속한대로 구조조정 없이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시험대에 오른 조 원태의 '1+1'의 답은 몇으로 수렴할까.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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