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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01> 내 몸이 좋아하는 건강식

최종수정 2020.11.27 12:00 기사입력 2020.11.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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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01> 내 몸이 좋아하는 건강식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약이 되어야 하며, 약이 음식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음식의 중요성을 표현하였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약(불로불사약)’을 구하기 위하여 수천 명을 한반도로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건강을 위해서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믿고 있는 건강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전에는 건강식을 ‘건강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키기 위해 특별히 만든 음식’이라고 정의하는데, 어떤 음식이 건강식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양하다. 이 정의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이 건강식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따금 장수촌을 찾아가 그들이 먹는 음식을 포함한 생활을 연구하여 발표하기도 하지만, 이 방법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음식이 건강식인지 아닌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일일이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건강식이 되기 위한 조건은 명확하다. 건강식이 되려면 우선 우리 몸에서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의 종류와 양, 그리고 어떤 음식에 이러한 영양소가 모두 적절히 들어있는지에 관한 정보는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


또한 이러한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몸에서 잘 소화시켜 흡수하고, 음식에 들어있는 나쁜 성분이 몸을 망가뜨리지 않는 것도 중요한데, 음식을 소화시키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몸의 시각에서 보면, 음식의 수요자인 ‘내 몸’이 좋아하는 음식과 식사법이 건강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시각에서 건강식을 이해하려면 소화와 합성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은 물과 이산화탄소,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수화물을 만들고(광합성), 이렇게 만든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합성하며, 질산염이나 암모니아와 같은 질소화합물을 함께 이용하여 단백질을 합성하여 살아간다. 반면에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동물이나 사람은 식물이나 다른 동물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를 빼앗아 살아가는데, 여기에는 소화와 합성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대부분의 영양소들은 물에 녹지 않는 큰 분자 형태를 취하고 있어 우리 몸은 바로 흡수하지 못하며, 당연히 직접 이용하지 못한다. 음식물을 잘게 부순(기계적 소화) 다음, 물에 녹는 작은 분자로 분해하여(화학적 소화) 흡수하기 쉬운 상태로 바꿔야 하는데, 이것이 소화다. 이렇게 흡수한 영양소를 이용하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몸에서 필요한 다양한 물질을 합성한다.


우리 몸은 이러한 소화와 합성의 원리에 따라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기 때문에 불로불사약과 같은 특별한 음식은 존재하기 어렵다. 단백질의 경우 동물성 단백질이든 식물성 단백질이든 소화과정을 거쳐 20종류의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다음, 아미노산별 배합비율을 바꿔 필요한 다양한 단백질을 합성한다.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보다 특별히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적절히 들어있는 음식이 있다면 건강식이 되겠지만, 그런 완벽한 음식은 없으므로 특정 음식이 건강식이라는 생각은 맞지 않는다. 음식마다 많이 들어있는 영양소와 적게 들어있는 영양소가 달라서 특정 음식을 편식할 경우 어떤 영양소는 부족하고, 어떤 영양소는 넘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방법으로 큰 틀에서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건강식이 아닌 식사를 오랫동안 하게 되면, 다양한 질병에 걸리게 된다. 미국에서는 성인의 반 이상이 고혈압과 당뇨병, 비만과 같은 만성 질환에 걸리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1980년에 식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5년마다 개정하고 있다. 1990년에는 연방법을 제정하여 식사 가이드라인의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였는데, 여기에 건강식에 관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미국의 식사 가이드라인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로 적절한 칼로리 범위 안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갖되, 둘째로 건강한 식습관으로 다양한 색깔의 채소, 통과일, 절반 이상의 통곡물, 무지방 또는 저지방 유제품, 다양한 단백질 식품, 식물성 지방을 먹고, 셋째로 제한하여야 할 식품으로 포화 지방(하루 소요 칼로리의 10% 미만)과 트랜스 지방, 설탕(하루 소요 칼로리의 10% 미만), 소금(하루 5g 미만), 알콜(여성은 하루 최대 1잔, 남성은 2잔)을 든다.


또한 어떤 음식도 먹는 대로 자동으로 소화되지 않으므로 먹는 방법도 음식의 종류 못지않게 중요하다. 영양소를 잘 흡수하고, 소화기관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과식이나 폭식과 같은 잘못된 식습관을 소화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생명이야기 34편 참조).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화기관 건강상태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2019년 소화기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소화기 암 사망자 40,538명을 포함하여 52,501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7.8%를 차지하였다. 소화기 암에 유난히 많이 걸려 위암과 대장암의 발병률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간암도 여전히 많으며, 옛날에 드물던 담관암과 췌장암도 급증하고 있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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