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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대책, 모호한 부분 있지만 산재보험 확대 등은 긍정적

최종수정 2020.11.19 13:51 기사입력 2020.11.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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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우리나라 내수시장이 비교적 위기를 잘 버티고 있는데 그 배경에 온라인 쇼핑 등 유통산업의 공이 작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과 반대로 온라인을 통한 쇼핑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하는 배달노동자의 삶은 위태롭다. 배달 물량이 크게 늘어 수입이 다소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 시간도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10명의 노동자가 과로로 목숨을 잃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1일 평균 작업 시간은 12.1시간이며 주당 71.3시간(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의 조사 결과)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과로사 위험 기준을 초과한 상황이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정부는 지난 12일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대책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정부 대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첫째, 정부가 택배노동을 둘러싼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제기돼온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작업 조건에 대해 작업 조건 및 산업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택배회사와 홈쇼핑 등 대형 화주는 계약 당사자로서 택배노동자에 대한 법적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인정해 택배회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생활물류서비스법의 제정을 약속했다. 둘째, 사회안전망을 설계하는 당사자로서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산재보험의 적용 제외를 불가피한 사유로 축소해 택배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을 대폭 확대하는 산재보험법 개정을 약속하고,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해 고용보험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실행의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 정부 대책에 포함된 적정 작업 시간, 물량 조정 시스템, 심야배송 제한, 주 5일 작업 등은 모두 권고사항이어서 택배회사의 의지에 따라 추진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쟁점이 돼온 분류 작업의 업무 분담에 대해선 합리적 계약 체결을 유도한다고만 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처럼 정부 대책이 모호한 것은 택배노동자가 임금노동자가 아닌 1인 자영업자여서 근로기준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도 모순이 존재한다. 택배노동자 대부분은 특정 택배회사를 위해 전속적으로 일하며 택배회사로부터 직간접적인 업무 지시를 받고 있어 '위장된 자영업자'인 특수고용노동자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예방하기 위해선 다음 몇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택배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택배노동자 보호를 위해 산재보험법, 고용보험법 개정 및 생활물류법 제정을 미뤄선 안 된다. 이들 법안은 단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방지하는 것뿐 아니라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사회안전망과 관련돼 있다. 궁극적으로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로 귀결될 것이다. 둘째, 정부는 불법 리베이트 등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고, 구체적인 노동 조건과 관련된 내용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선진국이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처럼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 그럴 경우 택배노동자들은 택배회사 같은 계약 당사자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적정 수수료 및 작업 시간 등 노동 조건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셋째, 정부가 제시한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 협의회는 택배산업 관련 이해당사자 및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이므로 성공적인 결실을 맺도록 지원과 권한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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