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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허인 KB국민은행장…"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시작"

최종수정 2020.10.28 11:38 기사입력 2020.10.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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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최초의 3연임 행장 비결은?
'정도영업' '사람' 강조 경영철학
국민은행 디지털 혁신 진두지휘

[사람人]허인 KB국민은행장…"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시작"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첫 1960년대생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2017년 11월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올해 'KB 최초의 3연임 행장' 기록을 남겼다.


허 행장 취임 후 국민은행의 성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성과로 통한다. 2017년 취임 이후 국민은행은 매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2017년 순이익 2조1747억원에서 2018년 2조2590억원, 지난해엔 2조4390억원으로 키웠다. 올해 역시 순항 중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만 1조8824억원에 달한다.

허 행장은 지점장 경력만 8년이 넘는 보기 드문 '영업통', '현장통' 은행장이다.


그만큼 은행의 현실, 현장 직원들의 고충, 은행이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강점이다. 실제 지난 20일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가 허 행장을 차기 국민은행장 단독 후보로 선정했을 당시 그는 국민은행장, 영업그룹대표(부행장), 경영기획그룹대표(CFO) 역임 등 은행의 주요 핵심 직무(영업, 재무, 전략, 여신 등)에 대한 다양한 업무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 현장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도영업, 사람 중시 경영철학
직원들과 소통 잘하는 행장으로 정평
이달부터 '보라쇼(보이는 라디오)' 참여…직원들과 접점 확대

'정도영업'은 허 행장이 2017년 취임 이래로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경영철학 중 하나다.


은행이 영업을 하는데 있어서 조직이 정해놓은 어떤 매뉴얼에 따라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면서도 윤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허 행장의 일관된 생각이다. 직원들이 '영업맨' 선배로서 영업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하면 "고객입장에서 '국민은행 직원은 나를 존중해줘', '나에게 잘 설명해주고 나에게 가치를 전해주려고 애를 써'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영업을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허 행장의 또 다른 경영철학은 '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람 중심 경영이다. 은행의 모든 상품, 서비스, 제도, 인프라 등은 사람(고객과 직원) 중심으로 이어져야 하며 고객에게는 신뢰와 편의성을, 직원에게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을 원칙처럼 여기고 있다.


이러한 허 행장만의 남다른 소통 방식은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기록적인 성과를 내면서도 직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한 비결 중 하나다. 그는 이달부터 직원들과 비대면 방식의 랜선소통 행사 '보라쇼(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데,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 및 주요 현안에 대해 CEO와 직원간 자유롭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어 은행 내 반응이 뜨겁다.


허 행장은 직원들에게 비타민을 선물하며 친필로 격려 메시지를 전하는가 하면 때로는 "나 혼자 산다! 오늘 커피는 제가 다 삽니다!"라는 센스 있는 배너를 건물 내 카페입구에 내걸고 직원 사기를 높이기도 한다.


허 행장 취임 후 국민은행의 일하는 방식의 틀도 완전히 달라졌다. 보고는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내용에 충실할 수 있도록 종이, 파워포인트(PPT), 불통을 없앤 '3무(無)'의 기본원칙을 수립했다. 기존의 '통일성 추구'라는 명목 아래 획일적 틀로 작용했던 직원 유니폼도 복장 자율화를 통해 완전히 없앴고 본부부서는 팀원, 팀장을 동일라인에 책상을 배치해 수평적 분위기에서 업무가 가능하도록 공간을 재배치했다.

허인 행장, 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 중심에 서다

허 행장은 현재 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 그 중심에 있다.


허 행장은 2018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선포식을 갖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 조직으로의 본격적인 대전환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국민은행은 온라인과 모바일의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KB의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 프로젝트인 '더케이(The K) 프로젝트'가 오픈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혁신의 시동을 걸었다. '더케이 프로젝트'라는 차세대 전산을 통해 은행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적용하고 혁신적인 IT 인프라를 구축해 미래형 전산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의 10년 후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사람들은 AI, 디지털 또는 비대면 같은 단어들과 연결시키면서 은행이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심지어 대면 영업점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하지만 허 행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AI, 디지털 또는 미래라는 것들이 은행에 업무처리 방법과 영업점 공간을 많이 변화시킬 것은 틀림 없지만, 은행이 여전히 고객과 소통하면서 존속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민은행이 '디지털도 강한 은행', '대면채널 서비스가 가장 강한 은행'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확신도 있다.


성과를 인정받아 내년 11월까지 앞으로 1년 더 국민은행을 이끄는 허 행장 앞에는 많은 도전과제가 남아있다.


국내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 능력으로 리딩뱅크의 입지를 수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플랫폼 기반 중심의 금융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신성장 동력 확보도 필요하다. 성장하는 국민은행과 계열사 핵심역량 협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도 그에게 남겨진 몫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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