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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영의 공선운학⑥] 스포츠클럽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시장에 맡겨야

최종수정 2020.10.28 09:13 기사입력 2020.10.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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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가 대한민국 체육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이 조화를 이루는데 필요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전문가 기고를 연재합니다. 사단법인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공선운학)'의 정규영 회장이 제언을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이 대학 펜싱팀 회장을 역임한 정 회장은 여기서 지켜본 미국의 학교체육 시스템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2015년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홍보와 장학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학생선수 진학 시스템과 학교체육의 운영, 스포츠클럽 육성, 경기단체 운영 등의 한계를 짚고 해외 사례를 비교하며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할 예정입니다.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와 관련단체가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선순환을 꾀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 스포츠클럽 육성과 체육센터 건립 지원에 2020년에만 예산 2916억원을 배정했다. 앞서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 개선'과 '체육단체 선진화를 위한 구조개편' 등을 담은 권고안도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들의 고민과 노력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그 예산과 노력의 사용처를 선정하는 방안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 민주주의,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시장경제의 원리에 순응하는 정책이 성공한다. 시장경제의 근본이자 명백한 논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체육은 교육이기 때문에 미국 명문대 입시처럼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 체육을 중요한 요소로 반영한다면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자연스레 체육이 중요한 과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강력한 수요인 '명문대 입학'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엄청난 공급, 즉 '생활 체육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혈세를 들여 진행하지만 공감대가 부족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폐합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해도 부모와 학생들은 운동을 가까이 할 것이고 체육계 일자리도 풍부해질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과목 공부가 부족하거나 시험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듯이, 체육도 학교 밖 스포츠클럽을 통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강조했듯, 체육의 교육적 효과는 수학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스포츠맨십과 협동심, 강한 정신력과 인내력, 규칙을 준수하고 심판에 복종하는 자세는 다른 어떤 교과목에서도 배울 수 없는 가치다.


[정규영의 공선운학⑥] 스포츠클럽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시장에 맡겨야


체육도 수요와 공급 법칙 따라야
대학 입시 학생선수 선발 요강 반영
영어·수학 등 입시과목 학원 활성화처럼 스포츠클럽 통한 시장 확대 가능

정부는 문화·체육·관광이 아닌 교육의 영역에서 체육을 인정하고 대학에서 체육을 입시에 자율적으로 반영하고, 학생선수로 구성된 대학 운동부 운영 지침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정착·운영되기까지의 지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체육을 강조하는 초·중·고등학교에 우수한 체육 교사를 충원하고 시설 확보 등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상위 명문대를 포함한 대학에서 모든 운동부는 특기생이 아닌 학생선수들로 구성하고, 이들이 대학리그에서 활약하며 졸업한 뒤 사회의 모범적인 경제 구성원으로 진출한다면 전국에 있는 엄청난 수의 영어, 수학, 입시 학원들처럼 학생선수 진학을 돕는 스포츠클럽들도 생길 것이다.


워낙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 방안이 문제를 악화시킨다라고 지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와 교육은 마치 치타, 거북이, 물고기, 독수리, 원숭이에게 달리기나 수영, 나무 오르기 등의 시험을 똑같이 치르게 하고 성적을 매기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결국 대학에는 이 종목에 유리한 치타, 물고기, 원숭이만 언제나 합격한다. 거북이와 독수리는 평생 공부 못하는 학생으로 낙인 찍힌다. 이것이 바람직한가.


미국 명문대에는 치타, 거북이, 물고기, 독수리, 원숭이가 모두 합격할 수 있는 입시 제도와 학생 선발권이 있다. 어느 학생이 80점인 화학 성적을 95점으로 올리기 위해 과외를 받고 학원을 다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공부 못하는 학생으로 취급 받지 않는다. 화학 공부는 부족하지만 평소 소질이 있는 축구를 잘해 그 실력을 입학 과정에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이 같은 대학 입시와 교육이 보다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 중인 지역 스포츠클럽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이유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체육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국위선양을 하고 배고픈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분야로 인식됐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경제 수준이 선진국의 대열로 올라온 만큼 체육의 이미지와 역할도 격상이 필요하다.


학생선수들의 미래와 목표는 미국 대학 학생선수들처럼 올림픽 메달보다 넓고 높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정부 주도 예산으로 단기간에 달성하기는 역부족이다. 시장경제 원리에 맞는 자연스러운 방법을 사용해야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체육이 교육으로 인식되고 수요를 잘 창출하느냐에 따라 지역 스포츠클럽도 많이 생기고 은퇴 체육인의 일자리도 창출하는 공급이 가능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모든 수요는 정부보다 시장이 만들어 내야 한다. 체육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시장이 건강하게 형성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입시와 교육에 대한 방향을 설계하고, 여러 체육 종목 단체들을 관리·감독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다음편에 계속)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겸 로러스 엔터프라이즈 대표


☞참고

[정규영의 공선운학①] '체육의 본질은 교육'…이것이 먼저다

[정규영의 공선운학②] 스탠퍼드·예일·하버드…美명문대 체육의 비밀(상)

[정규영의 공선운학③] '챔피언 마인드' 심는다…美명문대 체육의 비밀(하)

[정규영의 공선운학④] 체육 덕분에…美명문대 입학·백악관 초청·금융사 취업 이룬 어느 학생 이야기

[정규영의 공선운학⑤] 공부 잘하는 선수·화가·연주가 나오려면…"학생 선발권, 대학이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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