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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윤석열 대망론'의 필요충분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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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제43대 검찰총장 윤석열은 2022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까. 야권 일각에서 '윤석열 대망론'이 번지고 있다. '대선 구세주' 등장에 대한 갈망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현재 야권 대선주자들은 지지율 2~3% 수준의 도토리 키 재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상황, '서초동'에 있는 검찰 수장을 대선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한 요인이다. 윤 총장 본인은 대선의 '대' 자도 꺼낸 일이 없는데 정치권이 그를 주목하는 것은 대선 파괴력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윤 총장에게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여당에서는 연일 융단폭격을 이어가는 상황. 10월 정국의 진풍경이다.

여당의 한 최고위원은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이라는 신조어까지 거론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흥미로운 점은 여권에서 견제에 나설수록 윤 총장이 위축되기는커녕 몸값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망론은 여의도 호사가들의 관심 수준을 넘어 대선 판을 뒤집어놓을 '태풍'으로 커질 수 있을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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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과 정치의 관계 그리고 대선을 둘러싼 한국 정치의 '징크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검찰총장은 대체로 정치와 인연이 없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정도가 일반인이 알 만한 검찰총장 출신 정치인이다.


대다수 검찰총장은 퇴임 이후에도 정치와 거리를 두려 노력했다. 검사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검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윤 총장이 인생 항로를 변경해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윤 총장이 정치를 선택했을 때 승산이 있을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국회의원을 경험하지 않은 채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인기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접었겠는가. 공직선거 경험 없이 곧바로 대선에 직행하는 시나리오는 무리가 있다.


윤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서울에서 나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서울 출신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영남과 호남이 양분한 한국 정치 풍토를 고려할 때 동향 의식이 약할 수밖에 없는 서울 출신은 세 확보에 불리하다.

이처럼 대선의 전형적인 정치문법을 고려할 때 윤 총장의 파괴력에는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윤 총장은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는 게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도 할 말을 하는 공직자라는 이미지는 그의 중요한 자산이다. 좌고우면하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실망했던 이들이라면 윤 총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았을까.


정치가 수학처럼 정형화된 공식에 따라 답이 나오는 종목이라면 드라마틱한 한국 대선의 역사가 가능했겠는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더 많은 윤 총장이 '장외 우량주'로 대접받는 이유는 잠재력에 대한 기대와 무관하지 않다.


윤 총장 개인 입장에서는 대선 참여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문제는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삶의 길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대선 참여를 선언하는 순간 야당 대선 레이스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대선 참여에 대한 권유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 총장에게 정치는 미지의 영역이다. 새로운 대선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만 대선 흥행의 불쏘시개로 끝이 날 수도 있다. 윤 총장은 자신을 향한 러브콜에 어떤 선택을 할까. 본인은 고민스러운 상황일지 모르나 고요하게 전개되던 대선 레이스에는 이미 파문(波紋)이 일고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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