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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ESG 경영과 투자의 나아갈 길과 한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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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ESG 경영과 투자의 나아갈 길과 한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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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과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2분기에만 711억달러가 ESG 펀드에 유입돼 전 세계 ESG펀드의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들의 위기 대응력이 높다는 결과를 확인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ESG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역시 ESG 관련 공모펀드에 연초 이후 982억원이 유입돼 25%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수익률도 주식형펀드보다 우월한 성과를 거뒀다.


정부가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을 시행하면서 ESG 관련 금융상품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의 핵심이 친환경으로 정해지면서 운용사들이 주식뿐 아니라 채권형 상품을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으며 이들 상품은 전기차, 2차전지, 대체에너지, 헬스케어 등에 집중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ESG 경영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국내 상장사의 ESG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공표하고 있는데 올해 평가결과를 보면 전년 대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인식 제고로 우수와 양호 수준 이상의 기업의 수가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모든 영역에서 증가했다.

ESG 경영과 투자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와 한계는 존재한다. 먼저 아직 ESG 경영과 투자를 위한 표준화된 보고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ESG 경영과 투자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기업들이 ESG 경영성과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 투자자의 투자의사 결정과 이해당사자의 해당 기업 관련 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ESG 일부 영역에 대해 혹은 산업별로 관련 정보보고 기준은 있지만 대부분 민간 부문에서 만들어져 일관성이나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통해 재무정보가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보고 기준과 양식에 의해 전달되는 것과 대조되는 현실이다. 다행히 IFRS재단에서 지난달 30일 지속가능경영보고에 관한 협의문서를 발표해 향후 ESG를 포함한 비재무정보의 보고를 위한 기준의 단일화에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ESG 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아니다. 기업의 가치를 중장기적으로 제고하면서 사회발전과 환경개선에 기여할 기업별 경영전략과 사업모형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ESG 경영에서 직면하는 본질적인 어려움은 ESG 경영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라 할 수 있다. ESG 경영은 특성상 중장기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인데 기업들의 ESG 경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기업의 모든 노력은 단순한 비용 낭비에 그치게 되고 향후 ESG 경영을 추구할 동기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고 ESG 경영이 정착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ESG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ESG 경영과 투자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 ESG 경영을 통한 기업의 경영성과 제고가 해당 기업이 발행한 주식, 채권 등의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져 ESG 투자 성과가 개선되고 결과적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고 자본비용이 감소해 ESG 경영이 확대되는 선순환이 확립돼야 한다. 선진국은 공적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ESG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러한 선순환이 자리 잡기 시작한 반면 아직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정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선 국민연금 같은 대형 공적 연기금의 적극적인 ESG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ESG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선 기업의 의사결정 체제와 운영의 기본인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기업이 사회발전과 환경개선을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지배주주의 전횡,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비지배주주들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한다면 ESG 경영은 아무런 의미를 지닐 수 없다.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ㆍ연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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