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이종우의 경제읽기]새로운 투자 세대에게…"주식투자는 본업이 아님을 명심해야"

최종수정 2020.10.15 11:30 기사입력 2020.10.15 11:30

댓글쓰기

주식 수익률 연평균 2%
채권의 3분의 1도 안돼
앞으로 5년 누적 20% 전망
아주 높은 수익 기대는 금물

[이종우의 경제읽기]새로운 투자 세대에게…"주식투자는 본업이 아님을 명심해야"

과거 개인투자자가 시장에 대규모로 참여했던 경우가 세 번 있었다. 첫 번째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다. 코스피가 150에서 출발해 1000까지 올랐고 상승 기간도 4년이 넘었기 때문에 유입액이 컸다. 두 번째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이다. 주가가 8개월 사이에 380%나 상승했기 때문에 유입 속도가 빨랐다. 주가가 한창 오를 때 주식형 펀드로 하루에 시가총액의 0.7%에 해당하는 돈이 들어왔을 정도인데 이를 지금 시총으로 환산하면 14조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세 번째는 중국 특수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6년 이후 1년반 동안이다. 그 힘으로 코스피가 처음 2000을 넘었다. 세 경우 모두 새로운 세대가 주역이었다. 나이가 든 세대는 주가 하락기 때 손해를 본 경험이 있어 투자에 소극적인 반면 새로운 세대는 그런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주식시장에 들어왔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었을까? 지금부터 30년 전인 1990년에 1000만원을 가지고 주식, 채권, 서울지역 아파트에 투자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주식에 투자한 돈은 지금 2622만원이 돼있을 것이다. 종목에 따라 수익이 다르기 때문에 제외하고 여러 종목을 합친 코스피를 가지고 계산하면 그렇다. 서울지역 아파트에 투자한 결과는 4170만원이고 AA등급 회사채를 샀다면 결과는 9212만원이 됐을 것이다. 주식 수익률이 연 평균 2%로 채권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1990년대까지 금리가 두 자리였던 영향이 컸지만 금리가 낮았던 지난 10년 사이에도 주식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금리를 통해 얻은 수익의 절반 정도밖에 올리지 못했다.

첫 번째 상승이 있었던 1980년대 후반을 특히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보험, 투자금융, 증권사 주가가 3년 사이에 100배 가까이 상승해 당시 우리사주를 가지고 있던 직원들이 모두 부자가 됐다. 얼마전 SK바이오팜이 상장됐을 때 해당 직원들이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기사가 났는데 그런 상황이 제2금융권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주가 하락을 그대로 맞아 이익을 챙긴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지난 30년처럼 주식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높은 수익을 내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5년 단위로 볼 때 연평균 주식투자 수익률은 금리에 약간의 추가 수익이 더해지는 정도에 그칠 걸로 보인다. 현재 회사채 수익률이 2%대 후반이니까 주식수익률은 3%대 중반에서 4%대를 기록해 5년 누적으로 20% 정도 될 걸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주가가 70% 넘게 상승했기 때문에 '5년 동안 겨우 20% 밖에'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전 상황을 생각하면 이 숫자가 터무니 없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 5년 전인 2015년 10월 코스피는 1950포인트 정도였다. 지금 2400선에 육박하고 있으니까 5년 사이에 22%가 오른 셈이 된다.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결과가 더 초라하다. 10년 전인 2010년 10월 코스피는 1900이었다. 10년간 누적수익률이 28% 밖에 안 된다.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주식과 부동산이 큰 이익을 낼 것 같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다.


개인투자자 특히 새롭게 유입된 투자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 과거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한창 오른 뒤에 시장에 들어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를 받아주는 존재였지만 이번에는 학습능력이 뛰어나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우위에 설 거란 전망이다.

새로운 투자 세대가 시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논외로 하고 이 기대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이 지켜져야 한다. 우선 빚을 내서 투자를 하면 안 된다. 언론에서 2030세대의 투자행태를 규정하는 단어로 빚투(대출로 주식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을 들고 있다. 둘 다 동원할 수 있는 돈을 최대한 모아 투자를 하는 행태인데 당연히 부채가 포함된다. 연초 6조원에 지나지 않던 증권사 신용거래액이 한때 18조원까지 늘었다. 대출 금리 하락과 모바일 대출 활성화로 9월에 5대 시중은행에서만 3조원 넘게 신용대출이 증가했다. 이 둘을 합치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신용거래를 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투자는 주가가 20%만 떨어져도 담보 부족의 압박을 받기 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로 빌린 돈이 투자 손실이 될 경우 앞으로 몇 년을 빚을 갚으면서 보내야 한다. 정상적인 생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투자의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이종우의 경제읽기]새로운 투자 세대에게…"주식투자는 본업이 아님을 명심해야"


앞으로 주식 투자수익률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6개월간 주가 상승은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이제는 지난 30년간 투자수익률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험을 무시하고 높은 수익을 쫓다 보면 비정상적인 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선물옵션 시장이 도입되고 몇 년 지나지 않은 2000년에 시장 규모가 세계 2위가 된 적이 있다. IT버블 때 단기에 높은 수익을 냈던 사람들이 주가가 하락한 후 에 선물 투기 매매에 나선 때문이었다. 결과는 대부분이 큰 손실을 보고 선물옵션 시장을 떠났다. 국내 주식 투자 성과가 높지 않아 미국 등 해외주식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미국 시장이 올랐기 때문에 대안이 됐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2000년 IT버블 때까지 가지 않더라도 중간에 20% 넘게 하락하는 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시장이 사상 최장인 11년 넘게 상승을 이어왔고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경계해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주식투자가 본업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생활을 꾸려 나가는 건 각자의 직업을 통해서다. 주식투자에 몰입하다 보면 본업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하루 하루 시세 변화에 따라 기분이 변하고 이는 업무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올바른 투자법, 장기 투자, 우량 종목 선택은 모두 부차적인 문제다. 가장 중요한 건 본업에 충실해 거기에서 성공하는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