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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97> 홀대받는 면역세포의 파워

최종수정 2020.09.25 12:25 기사입력 2020.09.2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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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97> 홀대받는 면역세포의 파워


2019년말 중국에서 처음 모습을 나타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는 엄청난 속도로 펴져 나가더니 급기야 지구촌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확진자가 3천만 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는 1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아직까지 14세기 흑사병이나 18세기 천연두, 1918년 스페인 독감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생활에 주는 불편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하면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


언론에서는 백신과 치료제와 관련된 보도가 끊이지 않지만, 언제 코로나19를 잠재울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사람들은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감염을 피하기 위해 불편한 삶을 살아가느라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과학의 발전으로 감염병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바이러스의 정체가 샅샅이 파헤쳐지는 오늘날에도 이럴진대, 병원체의 존재도 모르던 감염병이 유행할 때 옛 사람들은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과학의 발전은 면역세포가 몸 안에 들어오는 병원체들을 이겨낼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주었다. 겹겹의 방패를 뚫고 살아남는 병원체는 백혈구가 찾아내 죽인다. 발병을 하더라도 끝까지 공격하여 다 죽일 때 비로소 병이 낫는데, 이 때 백혈구는 같은 병원체를 다시 만나면 쉽게 파괴할 수 있도록 항체를 만들어 둔다. 감염병에 대한 지식이나 이를 이겨낼 마땅한 수단이 별로 없던 시절, 면역세포의 강력한 힘은 인류를 지켜 준 수호신이었다.


면역세포의 강력한 힘은 흔한 감기나 독감은 물론, 코로나19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바이러스를 제거하여 감염병을 낫게 하는 것은 치료제가 아닌 면역세포이며, 이 과정에서 일부 치료제가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을 도와줄 뿐이다. 코로나19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병원의 역할도 다른 사람과 격리시켜 추가 감염을 막고, 산소호흡기 등을 이용하여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거나 도와주는 정도다.


지난 3월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구로구 콜센터의 예를 보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반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함께 활동한 점을 감안하면, 음성으로 확인된 직원들의 경우 감염이 안 되었을 가능성 보다는 대부분 감염은 되었지만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제거하여 발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 음성 판정자들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했더라면 많은 사람에게서 감염의 증거인 항체가 발견되었을 것이다.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미국 뉴욕의 예를 보자. 지난 4월 뉴욕에서는 얼마나 많은 주민이 코로나19에 노출되었는지를 추정하기 위하여 3,000명의 표본 항체검사를 실시하였는데, 뉴욕시민 검사자의 21%가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근거로 약 170만 명의 뉴욕시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였는데, 확진자는 지금까지 24.5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면역세포의 강력한 파괴력 덕분에 감염자 가운데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많지 않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 인류는 면역세포의 고마움을 잊고, 면역세포를 홀대하며, 덜 효과적인 수단에 의존하려 한다. 어떤 병원체가 몸 안에 들어오면 당연히 감염병에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당연히 감염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상황에서 발병하지 않으면 운이 좋아서 감염이 안 된 것으로 생각하지, 감염이 되었음에도 몸 안의 면역세포가 이겨냈다는 생각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면역세포의 능력을 크게 떨어뜨림으로써 각종 병원체에 노출될 때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면역력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므로 면역세포의 힘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감염병에 대한 대책의 핵심은 모든 사람들의 몸 안에 있는 면역세포에서 찾아야 한다. 면역세포가 감염된 바이러스나 세균을 얼마나 잘 제압하느냐는 면역세포의 성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도 개인의 노력도 바로 면역력 지키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면역세포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평소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며(생명이야기 68편 참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감염 예방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예방효과가 큰 백신이 빨리 개발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백신의 효과는 대체로 제한적이므로 면역력 강화가 더 중요하다. 미국에서의 독감 백신의 예방효과가 대체로 40-60%수준에 머무르며, 여전히 매년 약 5만 명이 독감으로 죽는 경우처럼 백신의 예방효과는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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