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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버핏의 日투자, 손정의의 콜옵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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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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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글로벌 주식시장의 랠리와 뒤이은 큰 조정에는 일본의 투자 그룹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 거대 기술기업 주식의 콜옵션을 대량 매입(40억달러)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식 랠리를 놓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주식 직접 매수보다는 미래 시점에 매수할 권리, 즉 콜옵션 투자가 일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콜옵션 투자는 위험자산에 묶이는 자금을 굳이 늘리지 않고도 랠리에 편승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콜옵션을 매각한 금융회사는 옵션이 행사될 때 해당 주식을 옵션 매입자에게 사전 약정한 행사 가격으로 양도해야 하는 위험을 안게 된다. 이 위험은 옵션을 판 금융회사가 해당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통제되는데, 옵션 만기일까지 주가가 올라 행사 가능성이 높아질 때 해당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고 반대로 주가가 내려 낮아질 때 매각하는 동태적 헤징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주가가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헤징 전략에서는 콜옵션이 대량 거래될 때 랠리에서는 주가가 더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폭락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외견상 작은 뉴스에 주가가 과잉 반응을 하는 것으로 비친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옵션의 익스포저(500억달러)가 막대하지만, 전체 주식의 익스포저도 예년의 3배(일평균 3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이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쉽게 옵션 등 주식 파생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기관투자가들보다 만기일이 짧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은 더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로 글로벌 경제의 완충 장치가 취약한 상황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때 부(-)의 충격이 작지만 경제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신중해야 할 때다.

지난달 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일본의 5개 종합상사 주식에 전체 지분의 5% 남짓한 6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버핏이 투자한 종합상사는 편의점에서 에너지, 자동차, 식품회사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자회사와 계열사를 둔 복잡한 소유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 주식시장은 잊힌 시장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당선과 함께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2012년 말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외국인 주식 투자금은 2300억달러 이상 유입됐으나 그 성과가 소진된 3년 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일본의 만성적인 3D(디플레이션ㆍ인구ㆍ부채)에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국(資産國)에 걸맞게 일본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쌓았다. 비금융기업들이 보유한 현금과 예금(3조달러)은 투자 수요가 부족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주당 배당금)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


성장주가 주도하는 시대에 일생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90세의 버핏이 에너지, 항공사 등에서 70억달러 이상의 투자 손실을 내자 사람들은 조롱했다. 그러나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시점에 나온 버핏의 투자 뉴스에는 모두 침묵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버핏은 후쿠시마 지진이 일어난 2011년 처음 일본을 방문했다. 1년 전 버크셔해서웨이는 10억달러에 가까운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버핏이 얼마나 용의주도하게 이 투자를 계획해왔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쩌면 그는 앞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까지 예상해 환차익을 덤으로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옵션 투자가 알려지자 소프트뱅크 주가는 추락했다. 대신 버핏이 투자한 종합상사 주가는 소프트뱅크가 하락한 비율만큼 올랐다.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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