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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도시경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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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도시경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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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는 국경이 있듯이 도시에도 경계가 있다. 엄격하게 통제되고 관리되는 경계에 비해 도시의 경계는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농촌 및 산림 지역과 구별되는 시가지가 도시의 경계라고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더 넓은 경우가 많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포함해 시가지 외곽에는 다양한 형태의 토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명히 도시 지역임에도 각종 농업 통계에 버젓이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도 123㏊의 논이 존재하고 이곳에서 601t의 쌀이 생산됐다. 서울의 전체 농지 면적은 1084ha에 이르고 농업을 직업으로 영위하는 사람도 9374명으로 집계됐다. 쌀의 경우 '경복궁쌀'이라는 브랜드가 있으며, 심지어 배도 '수라배'라는 상표로 따로 생산ㆍ판매되고 있다.

서울에도 123㏊ 논 존재
지난해 601t의 쌀 생산
농업 목적 토지 편입된 탓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이러한 토지 이용은 도시의 경계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농업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는 토지가 편입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몸집이 커지면 몸에 맞는 옷을 장만하듯이 도시 역시 인구의 증가에 맞춰 경계를 확장하게 된다. 한정된 토지에서 한쪽의 경계가 넓어지면 다른 쪽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군(郡)'으로 존재하던 지역에서 '읍(邑)'을 비롯한 시가화된 지역을 '시(市)'로 승격시키면서 도넛 모양의 군과 시가 병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군 전체를 시로 승격시키거나 기존의 시와 군을 통합하면서 과거와 같은 경계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는 어디일까? 시군구와 같은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할 경우 제일 큰 곳은 강원 홍천이다. 1820㎢에 이르는 면적을 자랑하는데 서울 면적이 605㎢임을 생각해보면 그 3배에 이르는 거대한 면적이다.


서울에서 동해안으로 이동할 때 경기 양평을 거치는데 이곳을 지나면 홍천이 시작되고, 동해안의 양양에 이를 때까지 계속 홍천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홍천이 얼마나 큰 곳인지 알게 된다. 군이 아닌 시 가운데서는 경북 안동이 1522㎢로 가장 크며, 경주가 1324㎢로 그다음을 차지한다. 경주가 이렇게 크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는 것은 경주가 동해안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급성장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옷을 새로 장만하듯이 도시 역시 급성장기에는 쉴 새 없이 경계가 변화하며 면적이 늘어난다.

우리나라 가장 큰 지자체
강원 홍천…서울 면적의 3배

서울의 경우 오랫동안 4대문 안쪽만이 대상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들어 철도의 건설과 인구의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계획인 경성시가지계획이 수립된 1936년 지금의 용산 및 영등포 등을 포함하는 135㎢로 확대됐다. 한강을 넘어 서울이 확장된 것은 1970년대 강남 개발 시절이 아닌 그보다 앞선 1930년대인 것이다. 해방 이후 서울은 지속된 인구 증가로 계속 넓어졌다. 1950년에는 숭인, 은평, 구로, 뚝도 등이 편입되면서 확대됐다.


서울이 가장 결정적으로 확대된 것은 1963년이었다. 그 전까지 269㎢이던 면적이 1963년 들어 713㎢로 확대됐다. 지금의 강남, 서초, 강동, 송파, 금천, 강서, 양천, 중랑, 강북, 도봉 등에 해당하는 지역이 이때 서울로 편입됐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면적을 확대한 것이다. 이때 편입된 지역은 이후 1970년대 강남 개발, 1980년대 상계 및 목동 개발 등을 통해 서울시민을 위한 주택 공급지로 활용됐다. '거기도 서울이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까마득하게 느껴지던 곳이었지만 한번 서울로 정해진 곳들은 시간을 두면서 시가지로 변화했다.

1970년 720㎢로 확장되면서 끝없이 커질 것 같던 서울 면적은 예상과 달리 시간이 경과하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1982년 당연히 서울이 될 것으로 간주되던 지금의 광명 지역이 서울에서 경기로 소속이 변경된 것을 시작으로 1991년 일부 지역이 과천 및 부천으로, 그리고 1995년 구리로 변화하면서 서울 면적은 605㎢로 감소했고, 이 경계는 20년이 넘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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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계 변화하며 급성장
1963년 강남·서초·강동 편입

올해 제일 큰 이슈 가운데 하나는 주택 가격 상승이며 그 가운데서도 서울의 주택 가격 상승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수요를 충족하는 공급이 필요하지만 서울에는 새로 주택을 공급할 토지가 부족함을 모두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의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으면서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의 소규모 잔존지를 긁어모아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람들이 체감할 만큼의 대규모 공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 공급은 서울이 아닌 경기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요는 제한적이며, 서울의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제한적인 역할만을 하고 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토지는 부족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노후화한 도심 재개발 활성화, 용적률 상향 등이 이야기된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복잡해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할 대안이 되지 못하면서 대부분 사람은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체념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올 제일 큰 이슈 '주택값 상승'
서울경계 확장 주택공급 방법도

가장 간단하게 서울의 주택 공급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서울의 경계를 확장해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지역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서울 주변 지역은 모두 이미 개발됐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지도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많은 지역이 남아 있다. 이런 지역들을 서울로 편입시킨 이후 주택을 건설한다면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은 대폭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편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 서울이라고 간주되는 지역 대부분은 과거에는 서울이 아니었다.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던 도시의 경계는 어느 순간 변경할 수 없는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경직된 공간 인식이 주택 및 교통 문제를 가져오고,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도시로 간주되는 서울의 면적은 뉴욕, 런던 및 파리 등 주요국의 수도와 비교해보면 협소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탈피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때가 됐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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