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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오늘 뭐 먹지?…철학자들의 식습관으로 본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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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식사할 때 당신은 칸트형인가, 니체형인가.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1724~1804)는 음식을 제대로 즐기려면 함께 먹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수다에 별 취미가 없었다. 그는 늘 혼자 먹기를 고집했다.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의 저자 마틴 코언은 영국의 철학자다. 다양한 철학자들의 생각으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의외로 많은 철학자가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기원 전 428~348)은 과일과 견과가 기본인 식단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모든 이가 끼니마다 고기를 먹으려 한다면 세상에 음식이 부족해지고 결국 자원 전쟁까지 벌어져 자연 파괴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1632~1704)는 1692년 발표한 에세이 '교육론'에서 갈색 빵 한 조각이면 버터나 치즈를 곁들이거나 혹은 아무 것도 곁들이지 않아도 최고의 아침식사라고 썼다. 그는 영국인들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은 대개 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 반면 빵을 적게 먹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1712~1778)는 우유 예찬론자였다. 우유는 영양이 풍부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며 사람을 자연과 가깝게 해주는 식품이라고 칭찬했다. 루소는 교육 방법론을 제시한 저서 '에밀'에서 모유와 모성에 대해 예찬하기도 했다. 그는 모유 수유가 엄마와 아이 사이의 유대를 형성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조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니체는 육식을 좋아했다. 반면 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채식주의자였다. 소로는 2년간 호숫가의 작은 오두막집에 기거하면서 숲에서 딴 과일과 자기가 직접 농사 지은 곡식을 먹고 살기도 했다. 소로는 저서 '윌든'에서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평화로운 시대의 평범한 점심시간에 충분한 양의 삶은 옥수수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것 말고 뭘 더 바라겠는가라고 썼다.

[빵굽는 타자기] 오늘 뭐 먹지?…철학자들의 식습관으로 본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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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이 철학자들을 통해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학자들은 잘사는 삶을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삶은 곧 먹는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철학자들은 음식에 대해서도 깊이 사색했던 사람들이다.


코언은 음식에 대한 방대한 지식으로 흥미를 유발한다. 초콜릿과 관련해서는 50여쪽에 걸쳐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초기 초콜릿 제조업체들 모두 퀘이커 교도가 세운 회사였다, 초콜릿에는 암페타민과 비슷한 페닐에틸아민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황홀한 감정을 일으키며 따라서 과거 초콜릿 광고들은 꽤 외설적이었다, 다크 초콜릿에는 대마의 친척뻘인 '아난다마이드'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11㎏만 먹으면 환각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등 흥미롭기 이를 데 없다.


후기에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가 된 맥도널드를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도 대단히 구체적이다. 일례로 맥도널드의 감자튀김에는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감자의 황금색을 유지하기 위해 포도당의 일종인 덱스트로스가 뿌려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외 수소화 공정 등 전문 지식으로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친다. 코언은 맥도널드가 패스트푸드 중 가장 질이 좋다면서도 맥도널드 햄버거에 들어가는 주재료만 살펴도 메스꺼워질 정도라고 꼬집는다.


코언은 방대한 지식으로 우리의 상식과 반대되는 주장도 펼친다. 날씬해지려면 오히려 지방을 먹으라고 권한다. 초콜릿으로 되레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라는 주장에는 반대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소금 섭취량이 줄면 인체가 소금을 더 많이 저장한다는 사실까지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소금을 더 많이 저장하기 위해 신장에서 염분 수치 조절 효소와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자체가 우리 몸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언은 오늘날 식생활과 관련해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그는 이 책에서 음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자기에게 맞는 식단도 찾으라고 조언한다.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마틴 코언 지음/안진이 옮김/부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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