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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中기업들의 '맨해튼 탈출, 홍콩 진입' 러시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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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최근 홍콩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윈이 창업한 중국 최대 유니콘기업 앤트테크놀로지그룹(前 앤트파이낸셜)이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한다. 미국에서 상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정이다.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예상규모는 300억 달러(36조원) 내외다. 지난해 역대 최고치였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기록을 갈아치울 거란 의견이 많다. 앤트그룹뿐만이 아니다. 바로 직전인 지난 6월엔 미국에 상장돼 있는 온라인 대형게임업체인 넷이즈와 IT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둥닷컴이 수많은 주식투자자의 관심 속에 홍콩에 상장됐다. 소위 미국과 홍콩에서의 '중복 상장'이다. 시장에선 'IT공룡들의 귀환'이라고 부른다. 이 IT공룡들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서, 그만큼 홍콩증시에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왜 이렇게 중국의 우량 IT기업들이 홍콩증시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첫째, 홍콩증권거래소의 제도 개선 여파로 본다. 특히 보통주와 의결권이 다른 '차등의결권제도'을 원인으로 꼽는다. 차등의결권제도는 특정 주식에 더 많은 표의 의결권을 주는 제도로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기업지배권을 방어하는 수단이어서 잘 나가는 기업일수록 관심과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중요한 요인이다. 지난 5월 20일 미 상원을 통과한 '외국기업설명책임법'은 해외기업이 미 당국의 검사요구를 거부하면 상장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기업들이 주 타깃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 중국기업으로선 뉴욕에만 상장해놨다가는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기업들의 '맨해튼 탈출, 홍콩 진입러시'가 일어날 거란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셋째, 중국 정부의 영향력도 한몫 했을 거란 분석이 많다. 중국의 홍콩보안법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이 '홍콩 특별대우' 지위 박탈, 홍콩자치법 서명 등 카운터펀치를 연달아 날리고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로선 어떻게 해서든 홍콩의 매력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자치법에 의하면 홍콩의 자치를 침해하는 개인·단체뿐 아니라, 이들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도 제재대상이다. 제재대상이 되면, 미국은행과 거래정지 등 비즈니스에 일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외국금융기관들로선 중국의 홍콩보안법과 미국의 홍콩자치법 사이에서 '홍콩을 떠나야 하나'라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실제 HSBC의 경우 홍콩보안법을 지지했단 이유로 미국 정부가 '달러조달제한' 조치를 검토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주식투자 매력과 같은 당근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럼 향후 홍콩에 '중복 상장'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은 얼마나 될까. 미 의회의 자문기관인 '美中 경제안전보장검토위원회'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NYSE아메리칸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한 중국기업은 지난해 2월 기준 156개사. 그중 IT, 통신업체는 42개사, 홍콩증권거래소의 '중복 상장' 기준을 만족하는 회사는 대형 검색엔진 바이두, 전자상거래플랫폼 핑둬둬 등 30개사 이상이라고 한다. 홍콩증권거래소의 리샤오자(李小加) 사장은 바이두가 홍콩 '중복 상장'을 검토하는 등 올해는 홍콩증권거래소의 IPO에 있어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얘기한다. 해외에 상장돼 있는 우량 대기업들의 귀환러시를 의미하는 듯하다. 현재 홍콩은 주식거래에 있어 상하이거래소와는 후강퉁, 선전거래소와는 선강퉁으로 연결돼 있다. 홍콩증시에 우량 IT공룡 귀환이 늘어날수록 중국 본토의 대규모 투자 자금이 유입돼서 주가 상승 요인이 될 거라는 얘기다. 홍콩보안법과 홍콩자치법의 갈등으로 불안해지고 있는 금융허브 '홍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정유신 교수

정유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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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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