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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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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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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를 제외한 모든 자산 가치가 추락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금, 미국 국채까지 대규모로 매도하면서 마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처럼 공포에 휩싸였다.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만 선호된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금융 및 자산 시스템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도 절대 원하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150bp(1bp는 0.01%) 인하했고, 양적완화 실시와 함께 통화스와프까지 단행했다. 통화스와프와 양적완화, 기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원하는 달러 약세가 좀처럼 시현되지 않고 있다. 저금리를 활용한 레버리지 확대에 치중했던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심리가 완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할 경기 침체가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대비 크지 않을 수 있음에도 과거 폭락의 트라우마가 공포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는 투자은행 몇 개가 파산할 정도로 시스템이 붕괴된 것이었고, 2011년 유럽 재정위기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 몇 개가 부도날 수 있다는 큰 공포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는 Fed가 진행한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도 컸다. 하지만 저금리 정책과 양적완화, 글로벌 공조는 결국 문제점을 봉합하고 안정화시켰다. 시장이 안정된 2009년 이후 11년이 세월이 지났고 고착화된 저금리는 새로운 기저질환을 가진 한계 기업들을 양산했다. 유로존의 마이너스 국채 금리는 회사채시장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시켰다. 현재 유로존 회사채의 11.5%가 마이너스 금리다. 마이너스 금리의 의미는 장기적으로 운용해서 생기는 위험보다는 보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채권을 투자하는 것이 더욱 괜찮다는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저금리는 한계 기업들의 생존을 연장시키는 부작용을 양산했다. 코로나19가 유발한 경기침체로 한계 기업들이 대규모로 도산할 경우 금융기관까지 도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 둔화에서 도산할 한계 기업들에 대한 주요국 은행들의 노출도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은행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받았고 복잡하게 중첩된 파생상품의 비중도 금융위기 대비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어떤 형태로든 향후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저금리에 의존한 한계 기업들의 도산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며 금리인하, 양적완화, 질적완화, 헬리콥터 머니 등을 통해 금융시장은 6개월 내에 안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산업과 사회적 변화는 예상보다 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개방성과 세계화의 흐름은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국가의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광을 받았던 공유경제는 일부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택근무, 원격진료, 사회감시 등의 수요 증가로 클라우드 인프라와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수요는 범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여기에 언택트 수요 증가로 무인화, 무인배달 수요와 함께 안면인식, 체온인식 등의 생체인식 기술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특정 지역에 생산을 크게 의존하는 방식을 수정할 것이며, 대도시 밀집 주거의 위험이 부각되면서 대도시 중앙화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가 구(舊)경제를 위축시키면서 신(新)경제 위주로 사회와 산업이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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