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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임금 동시 안정화 불가능…정부 리더십 절실하다"

최종수정 2020.03.26 14:31 기사입력 2020.03.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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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제, 탈출구는①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경제 큰 충격받았을 때

실업은 재취업하기 어려워

기업이 고용유지해야하지만

임금재조정은 불가피

사회적합의ㆍ정부 결단 필요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 이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앞다투어 전에 없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 당국조차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능가하는 침체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현 상황을 진단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진형 기자aymsdream@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진형 기자aymsdream@




작년 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제 전세계를 휩쓰는 세계대유행(팬데믹)이 됐다. 대부분 나라들이 국경뿐 아니라 일부 도시들도 봉쇄조치에 들어갔으며 경제는 멈추었다. 전문가들의 온갖 설(說)은 언제 이 사태가 종료될 지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세가지 교훈을 주었다. 우선 나쁜 소식이 무소식보다 낫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감염된 사람들을 더 많이 찾아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추세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음은 바이러스에 적극 대응할수록 경제는 위축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히 할수록 경제활동은 억제되고 물건을 살 사람도 만들 사람도 줄어들게 된다. 특히 글로벌공급사슬이 국제교역의 핵심임을 고려할 때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GDP대비 40%)로서는 팬데믹의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편 바이러스에 느슨하게 대응할수록 위기는 더 크고 치뤄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자만한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


현 상황은 실물경제시계는 멈추었지만 금융경제시계는 계속 돌아가는 것으로 묘사될 수 있다. 팬데믹이 기업의 원활한 현금흐름을 가로막고 있지만 직원의 봉급을, 각종 비용의 대금을 지급해야하고 빌린 돈도 갚아야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개점휴업임에도 임대료와 공과금을 내야한다. 그러므로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빚은 많고 현금이 부족한 기업부터 부도가 일어나고 실업은 증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고용·임금 동시 안정화 불가능…정부 리더십 절실하다"


작년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졌으며 이자지급능력의 지표인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일년 전의 절반으로 하락했고 특히 전기전자, 건설, 석유화학 등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기업의 실적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의 바로미터가 되고 신용등급으로 반영된다.


국내외 신용평가기관들은 향후 1-2년 이내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등급전망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기업보다 부정적 전망을 한 기업이 훨씬 더 많았다. 팬데믹이 미중무역전쟁 등으로 이미 취약해진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더욱 악화할 것임은 분명하다.


"고용·임금 동시 안정화 불가능…정부 리더십 절실하다"


정부는 지난 24일 기업자금과 금융시장안정을 위한 민생 금융안정프로그램에 당초보다 2배 늘린 100조원(2019년 GDP대비 5.2%)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영업자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58조원의 기업자금을 정책금융기관들이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42조원을 조성해 채권시장 및 증권시장안정펀드에 공급하고 단기자금시장안정과 자산유동화증권의 발행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조치는 기업의 현금흐름을 완화하고 금융시장의 안전핀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와의 통화 스와파는 한국은행이 금융의 백스톱(뒷받침)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현재의 위기가 팬데믹에서 비롯한 것임을 생각하면 민생 금융안정프로그램으로 경기부양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자금을 필요한 곳에 신속히 투입하는지 그리고 투입된 돈이 활발히 재사용되는지에 달렸다. 멈춘 실물경제시계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도록 손을 보고 금융경제시계를 최대한 늦춰 팬데믹 위기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데 그 기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투입할 100조원을 얼마나 회수할 지도 관건이다. 이윤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가 일어난다면 그 빛이 크게 바랠 것이다. 투입된 자금이 과연 제대로 쓰이는지를 점검하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만약 팬데믹 위기가 지속된다면 다음과 같은 플랜 B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글로벌금융위기 후 한층 강화된 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규제는 기업의 신용위험이 금융의 다른 부문에 집중되어 결과적으로 경제전체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한시적으로 은행의 건전성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신용위험이 어느 한쪽으로 집중되지 않고 금융전반으로 고루 확산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실업은 재취업하기 어려운 속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국민경제의 입장에서는 어렵지만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고용과 임금을 모두 안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용의 안정을 위해서는 임금이 재조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여기에 정부의 리더십이 요청된다.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모든 국민에 대한 이전지출(재난기본소득 등 현금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어떤 합리적 이유에서든 - 빚을 갚기 위해서든,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서든 - 받은 돈을 쓰지 않을 가능성이다. 받은 돈을 쓰지 않거나 덜 쓴다면 당초 기대효과에 부응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돈 대신 바우처를 지급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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