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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같이 펀딩'이 보여준 가치와 같이

최종수정 2019.11.11 12:00 기사입력 2019.1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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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같이 펀딩'이 보여준 가치와 같이


최근 즐겨 시청한 MBC '같이 펀딩'이 시즌 1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휴식 후 새롭게 시작한 두 개의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관심을 끌었던 '같이 펀딩'은 소개에 따르면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같이'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다. 이 소개에서 보여주듯 이 프로그램의 키워드는 '가치'와 '같이'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아이디어를 혼자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방송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공감하고 공유하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같이 만들어 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현재 소비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가치 소비'다. 전통적으로 구매 결정에 있어 '가성비'가 중요했다. 즉 지불한 가격 대비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이 얼마나 좋은지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중시하는 '가심비'와 재미를 추구하는 '가잼비'도 중요하다. 결국 지불하는 가격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관점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값어치를 주관적으로 판단한다.


우리가 소비를 통해 실현하는 가치는 개인적 차원의 실용적, 심리적, 유희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포함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 공헌,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기업이 생산,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와 부합하고 이를 실현하는지를 고려한다. 공정무역, 동물복지, 친환경을 넘어서 필환경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고 이에 반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는 거부한다. 결국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지가 소비 주체로서의 우리의 가치를 표현하고 가치를 실현해가는 결정이다.


또 하나 중요한 소비 트렌드는 '공유'다. 여럿이 함께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동구매, 같은 제품을 여럿이 공유하며 소비하는 협업 소비 혹은 공유경제뿐 아니라 소비자끼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 경험, 가치를 나누는 것이 공유의 핵심이다.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같은 취향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며 공감하는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 실현하는 것은 이제 보편적이다.


'같이'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참여다. 온라인 환경에서의 참여는 오프라인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적게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발적 참여를 경험한 우리에게 자선활동, 이벤트, 상품개발 등의 실현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같이 펀딩'은 이러한 트렌드를 잘 읽고 실현한 영리한 프로그램이다. 출연진 각자가 제안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재미와 감동이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하면 시청자가 공감한다. 예전이라면 일방향으로 전달받은 정보와 제한된 참여가 가능했겠지만 네이버 해피빈과 공동으로 진행한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은 많은 이의 즉각적이고 적극적 참여를 이끈다. 관련 영상과 정보는 재생산되며 댓글이나 포스팅을 통해 자발적 공유와 확산이 이뤄진다. 온라인에 친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공영홈쇼핑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 유준상의 태극기함 펀딩이 현재 18억원 이상을 넘어서며 '같이'의 '가치'를 보여준 '같이 펀딩'. 공익성과 재미를 함께 담는 '착한 예능'은 어렵다는 통설이 무색하게 현시대의 가치와 소통의 방법을 이해하고 시청자를 넘어서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프로그램이다. 물론 그 원동력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진정성'이다. 다소 실망스러운 시청률이지만 '가치' 있는 콘텐츠를 '같이' 즐기고 싶은 바람으로 '같이 펀딩' 시리즈 2를 기대한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ㆍ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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